국내업계 재편작업 빠른 속도로 진행
국내외 경제환경 변화에 적응키 위한 기업들의 사업다각화 작업이
활발하게 추진되면서 중규모 그룹들이 속속 대그룹의 기존 영역에
진출하기 시작, 국내 기업들간의 역할 분담이 새로운 형태로 잡혀져가고
있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중규모 그룹들은 올들어 첨단산업을 비롯한
신규사업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고 대 그룹들은 첨단산업과 기존 진출
분야 중에서도 신기술을 요하는 미래산업 분야를 골라 각각 그룹의
사업재편에 착수했다.
포항제철은 이제까지 철강업 위주의 사업다각화를 추진해왔으나
앞으로는 컴퓨터, 정보통신, 화학, 기계, 신소재, 철제가구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해 오는 2천년까지 비철강부문의 비중을 30%까지로
늘리기로 했다.
포철은 이를 위해 우선 자회사인 포스데이타와 삼보컴퓨터와의 협력을
통해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개발, 판매하고 제2이동통신의 참여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화약그룹은 의약품, 염료, 첨가제 등 정밀화학과 생명공학, 신소재,
정밀기계부문 등을 확대해 현재 10%미만으로 돼있는 비화약부문의
비중을 2천년까지 59%로 늘릴 계획이다.
쌍용양회는 세라믹스, 페라이트, 건자재, 자동차부품 등의 사업을
확대, 오는 2천년의 매출목표 2조원 중에서 이들 분야의 매출을 절반인
1조원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지난해 금융업에 진출하고 올들어 제2이동통신에의 참여를 선언,
대그룹군에의 진입 의지를 보이고 있는 선경그룹은 해외진출을 더욱
활성화해 해외 현지 기업 합병, 인수 등을 통해 그룹규모를 키워나갈
계획이다.
동양나이론, 코오롱 등 화섬메이커들이 종합화학회사로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고 시멘트업계는 신소재개발, 가전사업 등을 확대하고있으며
특히 중규모 의류업체 등이 몇년전부터 대기업들의 각축장이 돼온
레저산업에도 본격 진출하고 있다.
제2이동통신사업에는 통신기기를 제조하는 대그룹의 대주주 참여가
배제됨에 따라 선경을 비롯, 포철, 코오롱, 쌍용, 동양, 동부 등이 경합,
정보통신 사업에도 중규모 그룹의 활발한 진출이 이뤄지고 있다.
금융업에도 선경그룹에 이어 한일합섬이 신라투자금융을 인수했고
동방유량은 외국과 합작으로 증권회사를, 고려합섬은 뉴욕라이프와
합작으로 보험회사 설립을 거의 성사시켜가고 있다.
동양시멘트는 작년에 5백60억원이었던 가전부문을 올해 8백50억원으로
확대하는 등 가전사업을 늘리고 있고 한일시멘트는 지난 88년에 인수한
서울랜드의 시설을 확장하는 한편 자동차 부품사업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동부제강도 지난 90년 시작한 기계사업부의 매출이 1백억원이 넘을
경우, 별도 법인을 만들 계획이며 이밖에 4-5개의 새 사업을
검토하고있다.
이에 비해 삼성, 현대, 럭키금성, 대우 4대 그룹은 전자, 중공업 등
기존의 주력기업을 위주로 경영내실화를 다져나가면서 첨단 고부가가치
상품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추세다.
삼성그룹은 올해 경영목표를 내실화에 두고 전자부문에서 무공해
에너지사업, 전자방위산업, 뉴미디어사업, 64메가디램 등 고부가가치 상품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은 LNG선, 카페리호 등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우그룹은 김우중 회장의 방북을 계기로 현대와 함께 북방진출을 통해
활로를 찾고있으며 전자, 자동차 등 주력업종에서의 연구개발 투자를
과감히 늘려 2천년대에 대비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현대그룹은 현대중공업이 LNG선 건조를 시작했으며 종합목재가 소련산
원목으로 합판가공사업에 진출하고 신형 자동차 개발에 주력할 방침이다.
특히 삼성을 중심으로한 4대 그룹은 반도체 양산체제의 확립을 위한
연구개발 등 첨단기술 개발을 통해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 업체들과의
기술격차 해소에 주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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