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전쟁 희생자 유족회 회원 주기성씨(69)의 사체를 부검한 서울대
이정빈교수(46.법의학)는 18일 " 주씨의 직접적 사망원인은 의학적으로
관상동맥 경 화증에 의한 심장마비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교수는 이날 오후 8시50분 사체부검 직후 기자들에게 이같이
사망원인을 말하 고 " 주씨가 장기간에 걸쳐 심한 관상동맥 경화증과
심근경색증을 앓아왔음이 이번 부검을 통해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이날 부검결과 주씨의 갈비뼈 가운데 좌측 3번에서 5번까지와 우측
2번에서 6번 까지 등 모두 8개가 골절된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이교수는 이와관련 " 피하출혈이 전혀 없는 점으로 미루어 외부타격에
의해 생 긴 골절은 아닌것 같다 "고 말하고 " 손바닥같은 말랑말랑한
물체로 압박을 받아 골 절이 생겼을 때는 피하출혈이 발견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교수는 또 " 주씨의 가슴 4군데에서 손바닥 크기의 장방형 울혈이
발견됐으나 이는 인공심폐 소생술중 하나인 전기쇼크 요법에 의해
생긴것으로 보이며 외부 타격 에 의한 것 같지는 않다"고 밝혔다.
부검을 지휘한 서울지검 남부지청 정병욱검사는 이에대해 " 주씨가
시위현장에 서 쓰러져 여의도 성모병원으로 옮겨진 직후 내과 당직수련의에
의해 인공 심폐소생 시술을 받았다"면서 "이 시술 당시 손바닥의 압박에
의해 주씨의 늑골이 부러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부검은 오후 5시45분께부터 3시간5분동안 주씨의 아들 등 유족들과
검.경관계자, 보도진 등이 입회한 가운데 실시됐다.
주씨 사망사건의 수사를 전담하고 있는 정검사는 "부검소견을 종합해
볼때 주씨 가 태평양전쟁 유족회측의 주장대로 전경의 발길질에 채여
숨진것으로는 보이지 않 으나 주씨가 고령인데다 심장질환을 앓고 있었고
사고 당일 날씨가 매우 추웠던점 등을 감안할때 전경들과의 몸싸움이
간접적인 사인이 됐을 가능성도 있다"면서 "가 능하다면 당시 시위상황을
담은 TV방송사의 녹화테이프를 입수해 주씨가 쓰러지기 직전의 상황을
파악하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로부터 부검결과를 통보받은 주씨의 유족들은 부검결과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채 이날 밤 10시15분께 시신을 영구차에
싣고 선영이 있는 전남 영광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