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대통령이 연두기자회견을 가진 10일 주가는 큰 폭으로 떨어졌다.
주식투자자들은 이날 노대통령의 연두회견내용에서 이렇다할 호재를 찾지
못하고 실망매물을 대거 쏟아냈다.
종합주가지수는 619.47로 전일대비 17.64포인트나 빠지면서 새해들어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거래량은 2천1백44만주로 전일과 엇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노대통령의 기자회견때마다 주가가 대부분 약세를 반복해온 "징크스"가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가운데 이번 연두회견내용이 투자자입장에서 볼때
호재성 재료를 담고있지 못한점이 실망매물을 초래했다.
새해 벽두부터 증시를 들뜨게했던 외국인투자자들의 매입열기가 냉각되고
있는 점도 주식시장 분위기를 더욱 침울하게 만들면서 일반투자자들의
"사자"세력을 약화,실망매물의 충격파를 상대적으로 증폭시킨 하루였다.
이날 증시는 전일의 강세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소폭오름세로 출발했으나
노대통령의 회견이 진행되면서 약세로 반전,종합주가지수가 전일대비
7포인트정도 빠지는 선에서 전장을 끝마쳤다.
후장들어서는 실망매물과 신용만기상환매물등이 더 극성을 부리면서
주가가 속수무책으로 떨어지자 후장막판엔 민자당 분당설같은 정국관련
악성 루머들이 증권사 객장에 유포되는 어수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증권전문가들은 이날 주식시장 개방을 기념하는 "파티"가 일단 끝난것
같다며 고객예탁금 수위와 신용매물공세등이 중요한 변수가 되는 수급장이
지루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날 주가가 급락세를 보이고있는 가운데서도 현대그룹계열사 주식은
두드러진 반등세를 나타내 눈길을 끌었는데 3일간의 폭락행진에 대한
일반투자자들의 반발매수세가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반해 전일 한양화학의 상한가 기록을 따라동반 상승했던
한국화약그룹주가는 하락세로 반전해 현대그룹주와 대조를 이루었다.
금우중회장의 방북을 앞두고 호재출현 기대감으로 강세를 지속해온
대우그룹계열사 종목도 이날 약세를 면치 못했다.
업종별로는 조립금속만 보합선을 유지했을뿐 대부분업종이 큰 폭으로
떨어졌고 증권 은행 단자등 금융주의 낙폭이 깊었다.
한경평균주가는 이날 1만8천1백13원으로 전일대비 5백60원 빠졌고
한경다우지수도 532.07로 12.82포인트 하락했다.
하한가 2백79개등 떨어진 종목수가 6백24개에 달한데 반해 오른 종목수는
상한가 34개를 포함해 1백11개에 불과했다.
상한가 종목엔 최근들어 대주주들이 주가관리에 착수했다고 전해지는
종목이 다수 포함돼있어 눈길을 끌었다.
거래대금은 3천9억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