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경찰서는 27일 서울시내 은행 지점장 5명을 상대로 딸을 납치
하겠다고 협박, 금품을 뜯어내려한 전 J 은행 행원 권재윤씨(27.무직.주거
부정) 와 박두규씨(26.무직.주거부정),김명철씨(28.주거부정)등 일당 3명
에대해 폭력행위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강도예비음모, 공갈)혐의로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권씨등은 26일 오후7시께 서울 강남구 대치동 C아파트
남모씨(47. D은행 여의도 지점장)집에 전화를 걸어 "현금 5백만원을 주지
않으면 딸을 납치해 폭행하겠다"고 협박하는 등 지난 25, 26일 이틀 동안
딸을 가진 은행지점장 5명의 집에 금품을 요구하는 협박전화를 걸었다는
것이다.
범인들은 이에 앞서 지난달 초부터 서울시내 각 은행 지점에 전화를 걸어
"군 장교인데 연하장을 보내려고 하니 지점장 집주소와 성명, 전화번호를
알려달라"고 하는 수법으로 은행지점장 42명의 인적사항을 알아낸 뒤 다시
이들의 주거지 동사무소에서 가족사항을 파악, 10대 딸이 있는 지점장 5명을
1차 범행대상으로 정했다.
이들은 또 대낮에 강남 일대의 호텔, 여관등을 출입하는 남.녀의
승용차 차량번 호를 적은 뒤 서울시 차량등록사업소를 통해 주소를
알아낸후 지난달 4일 오후2시30 분께 허모씨(50.사업.서울 중랑구
면목동)에게 "20대 초반 여성과 여관에 투숙한 사 실을 폭로하겠다"고
협박, 3백만원을 뜯어내는 등 30여명을 상대로 금품 요구와 함 께
공갈,협박한 혐의도 받고있다.
이들은 여관에 미리 투숙해 있으면서 고성능 도청기와 녹음기를
이용,옆방에 든 남.녀의 목소리를 녹음한뒤 이를 범행에 사용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밖에도 이들은 서울시내 1백50개 은행 지점의 명단을 작성해놓고 이
중 서울 신탁은행 장위동 지점을 사전 답사, 현장 내부약도와 경찰관의
순찰시간을 비롯 출 입문경보장치, 내부좌석배치도등을 준비해 은행
강도를 모의 하기도 했으나 연말 경 비가 삼엄하자 범행을 포기한 것으로
조사 결과 드러났다.
경북 봉화군 소천면 S국교 동창사이인 이들은 26일 오후 7시께 서울
송파구 잠 실본동 B여관에서 지점장인 남씨집에 협박전화를 걸던 중
"아시아선수촌 아파트 건 너편에 있다"고 말한 점이 단서가 돼 이 일대를
수색한 경찰에 의해 모두 붙잡혔다.
권씨는 경찰에서 "사채를 얻어 차량도난방지기 판매사업에 손을 댔으나
사업이 잘 안된데다 부동산과 증권투자 마저 실패해 4천만원 가량의 빚을
지는 바람에 친구 들과 범행을 모의했다"고 말했다.
권씨는 경북 봉화군 M상고를 졸업, 군복무를 마친 82년 2월부터 J은행에서
행원으로 근무해오다 지난 8월27일 퇴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