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월5일의 부시미대통령방한을 앞두고 한미경제현 연지급수입확대등
금융개방 거론 내달초 조지 부시 미대통령의 한국방문을 계기로 미국이
우리나라에 들이 밀 개방압력의 보따리속에 무엇이 담겨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내년 1월5일부터 7일까지 사흘간 머믈 예정인 부시의 이번 방한은 호주
싱가포르 일본등을 포함한 태평양 4개국순방의 한 일정이어서 우리나라만을
겨냥한 나들이는 아니기 때문에 이들을 맞는 우리정부로서는 그다지
긴장하고 있지는 않다. 부시는 특히 막대한 적자를 내고 있는 일본을 주요
공격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게다가 부시는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계속되는 경기침체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으로 인기가
떨어지자 경제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자신의 모습을 과시하기위해
"대내용"으로 이번 순방을 계획했다는 분석도 많아 이번 방한기간중에
시장개방요구등 첨예한 마찰같은 것은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이 직접 우리나라를 찾고 수행인중에
모스배커상무장관과 미국의 간판급 기업인및 금융인이 대거 포함되어 있어
그냥 지나치지는 않으리라는 우려도 있다. 부시와 함께오는 재계인사로는
아이아코카 크라이슬러회장,갈빈 모토롤라회장,말즈 웨스팅하우스
명예회장,모데릭 USX명예회장,포링 포드모터회장등이 눈에 띈다.
금융계인사로는 크렘 메릴린치집행부사장,로빈슨 아메리칸익스프레스회장,
그린버그 아메리칸인터내셔널그룹 회장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이들
재계및 금융계인사는 한미경제협의회의 멤버들로서 한미정상회담과는 별도
로 국내재계관계자들을 만나 경제협력확대를,또다른 한편으론 자신들의
요구를 전할것으로 예상된다.
.부시일행을 맞을 준비를 하고있는 정부는 그들이 경제부문에서는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과 관련된 쌀시장개방문제및 외상수입(연지급수입)
기간 연장등을 포함한 금융시장개방확대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제이슈로서 가장 많이 거론될 쌀시장개방문제와 관련,이미
GATT(관세무역일반협정)의 둔켈 사무총장이 예외없는 개방을 골자로한
UR최종협상안을 제시한만큼 미국은 우리나라가 이에 적극 참여할것을
요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우리나라와 일본등 몇나라가 쌀만은
개방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버텨 UR의 원만한 타결에 장애가 된다고
보고있다. 때문에 이번 기회를 통해 쌀시장개방반대를 고집할 경우
UR협상이 깨질수도 있다며 둔켈이 제시한 최종안을 받아들이도록 압력을
넣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다른 경제 현안이 그다지 많지않은 만큼
노태우대통령과 부시대통령간의 정상회담에서 경제분야와 관련, 이문제가
거론될 전망이다.
이에대해 우리측은 농민측의 생존권이 달린 쌀시장개방은 어렵다는 기존의
입장을 전달하고 쌀시장개방을 포함한 UR협상은 미국과 쌍무간의
이해조정보다는 다자간 협의에 의해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할 계획이다.
.쌀문제를 빼면 금융시장개방확대가 논의될 전망이다. 그러나
금융시장개방과 관련해서 양국간에 첨예한 마찰을 빚는 사안이 많지않고
부시수행인중에 브래디 재무장관이 빠져있어 서로간에 입씨름을 벌일 만큼
격론은 없을것 같다는게 재무부관계자들의 얘기다.
그래도 금융부문에서 미국측이 꾸준히 요구해온 연지급수입금융확대
문제가 짭짤한 메뉴로 등장할것같다. 국내기업이 외국에서 외상으로
수입하는 연지급수입과 관련,미국측은 여러가지를 요구해왔다.
연지급수입대상을 현행 실질관세율 10%이하 품목에서 15%이하 품목으로
넓히고 기간도 90일에서 1백50일로 늘려달라고 요청해왔다. 이는
미국물품을 많이 사갈수있도록 해달라는 압력으로 작용,관련부처인 재무부
속을 끓게 했다.
재무부는 이번 부시방한을 계기로 이문제가 다시 거론될 경우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거부할 계획이다. 무역적자가 1백억달러를 넘어서는 판에
수입을 조장하는 연지급수입금융을 확대하는 것은 무덤을 파는 꼴이기
때문이다. 올해 열렸던 한미금융정책실무회의(FPT)에서
연지급수입확대여부를 연말까지 미측에 통보키로 했는데 이번기회에 어려운
경제사정을 들어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한다는 것이다.
재무부는 우리측이 연지급수입확대에 반대한다고 해서 미국측이 그다지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지는 않을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에 대해서도
적자를 내고있는데 적자를 가중시킬 사안을 거부하는것은 용인될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연지급수입금융확대문제외의 금융관련이슈로는 양도성예금증서(CD)발행
한도 확대와 콜시장의 완전통합이다. CD발행한도를 늘리는것은 국내에 진출
한 미국은행지점들이 영업자금을 더 많이 조달토록 하기위해 시티은행등이
전면에 나서우리측에 요구해온 문제이다. 이에대해 재무부는 CD발행한도의
기준이 되는 갑기금(자본금)한도를 늘려줘 CD발행여력이 늘어난 만큼 당장
한도를 늘려야하는 절박한 사정은 아니라는 이유를 들어"좀 기다려달라"고
답할 예정이다. 다만 미국은행들이 CD발행한도의 기준을 갑기금으로만
한정하지말고 이익유보금도 포함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어 이 문제가 어떻게
될지 관심이나 이에대해서도 당분간은 안된다는게 재무부입장이다.
콜시장통합문제는 재무부가 완전경쟁방식에 의한 콜중개제도를 내년초부터
도입하겠다고 선수를 쳤기때문에 지금까지의 불만이 다시 표출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정부는 부시의 이번 방한중 경제부문에서 쌀시장개방등을 포함한 민감한
문제가 부각되더라도 전반적으로는 커다란 마찰을 불러일으키지는
않을것으로 보고있는 셈이다. 남북한 핵사찰문제등 정치군사적인
현안등으로 논의가 분산되고 양국간에 당장 해결해야할 숙제가
많지않은데다 부시가 내년 선거를 겨냥한 대내용으로 이번
태평양4개국순방을 계획했기 때문이다. 다만 대내용 선거전략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예상외의 강도높은 압력을 가할 소지를 배제할수 없다는
우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