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남북한은 근 반세기에 걸친 한반도의 냉전을 종식하고 평화의
시대를 열기 위한 구체적인 합의를 이루었습니다.
제5차 남북한고위급회담에서 서명된 합의서는 남과 북이 오랜 단절과
대립을 청산하여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이 땅에 평화의 질서를 구축하고
교류협력을 통해 민족의 화해와 공동번영을 이루어가기 위해 필요한
조처들을 망라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남과 북이 평화속에 공존공영의 관계를 이루는 것이 통일을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라는 신념으로 이를 추구해 왔습니다.
석달전 남북한의 유엔동시가입과 이에 이은 이번 합의서의 서명은
한반도문제해결과 민족통일을 향한 여정에 획기적인 이정표를 세운
것입니다.
이제 남과 북은 평화와 통일을 향하여 함께 전진해 나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 이제부터 남과 북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는 분명합니다.
남과 북은 합의서의 내 용을 하나하나 성실히 실천해 나가야 합니다.
그리하여 남북의 온 겨레가 소망하는 화해와 평화, 민족의 공동번영을
함께 실현해 나가야 합니다.
우리는 남북한간의 대결관계를 교류협력하는 동반자의 관계로
발전시킴은 물론 남북한간의 정치.군사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성의와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냉전은 우리 민족에게 엄청난 고통과 숱한 비극을 안겨주었습니다.
분단과 전쟁 대결과 반목속에 우리 겨레가 치른 희생과 시련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크고 아픈 것이었습니다.
남과 북은 이제 이 어두운 역사를 마무리짓고 화해와 협력의 밝은
시대를 여는 평화의 장전을 만들었습니다. 나는 이것이 7천만 겨레가 한
나라를 이루어 영광스런 민족사를 창조할 날을 앞당기는 획기적인 전기가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우리는 남북한이 이룬 합의를 온 겨레의 바람대로 구현해 나가기에
앞서 하루속히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그것은
한반도의 핵문제를 매듭짓는 일입니다.
나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이 민족의 생존과 이 땅의 평화는 물론
동북아시아와 세계의 안정을 위협하는 위험한 일임을 직시하여 지난달 8일
<한반도의 비핵화>를 선언했습니다.
우리가 핵무기를 제조, 보유, 저장, 배비, 사용하지 않음은 물론
경제적 필요성이 인정되는 핵재처리 시설의 보유까지 포기한다는 결단을
내렸던 것입니다.
정부는 북한에게 핵사찰을 피할 어떠한 명분도 주지 않기 위해
미국정부와 협의하여 주한미군기지를 포함한 남북한의 동시핵사찰을
실시할 것도 지난주 고위급회담 에서 북한측에 제안하였습니다.
핵보유 강대국의 군사기지를 사찰에 공개하는 것은 국제적으로도
지극히 이례적인 일이나 한반도 핵문제의 평화롭고 원만한 해결을 위해
결단을 내린 것입니다.
이번 고위급회담에서 남과 북이 한반도에 핵무기가 없어야 된다는데
뜻을 같이 한 것은 다행스런 일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이달안에
판문점에서 열리는 남북대표접 촉에서는 핵문제에 관한 분명한 해결이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핵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나는 이 자리를 빌어 국민 여러분과
북한, 그리고 온세계에 한가지 분명한 사실을 밝힙니다.
내가 여러분께 말씀드리는 이 시각 우리나라의 어디에도 단하나의
핵무기도 존 재하지 않습니다. 우리에 관한한 11월8일 선언한
비핵화정책은 완전히 실현되었음을 밝힙니다.
나는 이 자리에서 북한측에 말합니다. 우리가 비핵화를 구현하고
남북한 동시핵 사찰을 수용한 상황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거나 사찰을
거부할 어떠한 명분이나 이유도 사라졌습니다.
이제 북한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핵안전조치협정을 조속히 체결,
비준하여 아무런 조건없이 국제사찰을 수락하고 핵재처리및 농축시설을
포기해야 합니다.
북한은 남북합의서의 정신에 바탕하여 핵문제를 하루 빨리
마무리지음으로써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가 오고 있다는 믿음을 온 겨레와
세계에 심어 주어야 합니다. 핵문제를 그대로 두고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실현할 수 없습니다.
세계 각국과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개발은 이 지역의 평화를 위협하고
세계적인 핵확산을 촉진할 위험성을 안고 있는 중대사안으로 보고 이에
대한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나는 북한당국도 이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고 있을 것이라고 믿으며
며칠후 열릴 판문점 회담에서 우리와 온 세계의 정당한 요구에 부응하는
조처가 있기를 기대합니 다.
나는 올해안에 한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하는 합의를 이루고 밝아오는
새해와 함께 남과 북이 화해와 협력, 평화와 공동번영의 새로운 시대를
힘차게 열게 되기를 바랍니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