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설비의 신증설로 유화제품 원료의 공급과잉에 빠진 국내 석유화학
업체의 대북한 합작투자 진출이 남북한 관계의 급진전과 함께 가시화될
전망 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남북한의 합의서 서명을 계기로 국내
석유화학 업 계는 우리측의 석유화학 제품을 원료로 하는 플라스틱
가공공장 등을 북한에 합작 설립해 우리측에서 원료를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일부 관련업체들은 이를 위해 북한의 석유화학 생산설비 규모와 수요
등에 대한 시장조사작업을 벌이고 있다.
현재 가장 유망한 합작투자 대상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은 우리측에는
남아돌지 만 북한에서는 부족한 농업용 비닐과 플라스틱 용기 등의 원료로
쓰이는 저밀도폴리 에틸렌(LDPE)과 고밀도폴리에틸렌(HDPE) 등 합성수지
제품의 가공공장이다.
국내 유화업계는 이같은 합성수지 가공공장을 북한에 합작, 설립하면
지리적으 로 수송이 편리해 싼값에 원료를 공급할 수 있는데다 최근의 설비
신증설로 물량이 남아돌아 출혈수출과 과당 할인경쟁으로 고전하고 있는
국내 업계의 심각한 공급과 잉 현상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주요 석유화학 원료는 우리측에서 생산해 북한에 공급하고
북한에서는 합작 투자한 가공공장을 중심으로 플라스틱 제품을 생산하는
남북한간의 석유화학 분야 분업도 예상되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제품의 대북한 주요 반출창구를 맡고 있는 종합상사의 한
관계자 는 "남북교류의 급진전으로 대부분의 국내 유화업체들이 북한
합작투자 진출을 검토 하고 있다"며 "관련업체들이 남북한 간의 투자보장
등을 받을 수 있는 경제협력 협 정 등의 체결에 대비, 우선 북한측과
합작상담을 준비하고 있으며 초기에는 투자규 모 5백만달러 이하의 소규모
플라스틱 가공공장 등이 유력하다 "고 밝혔다.
한편 국내 유화업계의 생산능력은 LDPE 연산 66만3천t, HDPE 99만3천t
등으로 대부분 합성수지 제품의 원료가 1백% 이상의 공급과잉 현상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