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키금성이 남북한 합작의 전자, 석유화학, 생활용품 공장을, 코오롱이
대형 화섬공장을 북한지역에 각각 세우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삼성은 섬유, 식품가공, 전자 분야에서의 합작을, 현대는 금강산과
두만강 개발 을 위한 합작진출을 추진하면서 각 그룹이 대부분
종합상사들을 앞세워 북한측 상대 역과 접촉해왔고 일부 그룹은 북한에
직원을 상주시키는 계획도 추진해온 것으로 드 러났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대기업들은 "남북 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 한 합의서"채택을 계기로, 이제까지 비밀리에 추진해오던
북한과의 합작 내지 북한 에의 직접투자 사업들을 웬만한 사항에 대해서는
공개리에 추진키로 방향을 바꿔나 가고 있다.
각 그룹은 이에따라 이달부터 해당부처를 통해 통일원에 북한
경제인과의 접촉 승인을 대거 신청, 북경, 홍콩 또는 북한에서 합작사업
추진을 위한 구체적인 협의 에 들어갈 계획이다.
생활용품을 중심으로 가전제품 등의 대북반출을 활발히 해온 럭키금성은
럭키금성상사를 앞세워 (주)럭키와 금성사, 금성산전(엘리베이터 생산업체)
의 대북 직접투자를 추진하고 있으며 현재 북한 유경호텔에 들어갈 엘리
베이터를 납품하기 위해 홍콩에서 입찰에 들어간 상태다.
럭키금성그룹의 한 임원은 전자의 경우 제품분야보다는 부품을
북한쪽에 보내 현지에서 조립하는 형태의 협력이, 석유화학 분야는 당분간
대규모 공장보다는 5백 만달러 이하의 소규모 플라스틱 가공공장의 설립이
추진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말에 북한의 양말공장 설립을 위한 설비 등을 2백50만달러어치
내보내 북 한측과 합작의 길을 터놓은 코오롱의 경우 북한에 대형 화섬공장
설립을 위해 다시 북한과의 접촉을 추진하고 있다.
이명박 현대건설 회장은 14일 "외국인관광객 유치를 위한 금강산
개발사업에 적극 참여하는 한편 현재 소련, 중국, 북한의 주장과
개발계획이 엇갈린 상태에 있 는 두만강 유역 개발사업에 북한측의 계획을
지지하는 선에서 현대도 적극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는 경원선, 경의선 복원사업중 북한측 구간 공사와 남북간
도로개설 공사가 시작되면 이 공사들의 주업체로 참여한다는 계획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지난 8월 그룹회장 비서실의 최성래상무와 채오병 삼성물산
부사장이 북 한에 가기 위해 통일원에 북한주민 접촉승인을 신청, 허가를
받았다가 이를 기간내 에 이행치 않아 현재 취소된 상태이지만 이번
합의서 채택을 계기로 다시 중역급을 북한에 보내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삼성은 북경지사에 근무중인 직원중 일부를 북한에 상주시키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삼성물산은 전자, 섬유, 식품가공 등의 분야가 가장 빠른 시일 안에
북한측과 협력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