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재해를 당할 위험이 높은 작업 환경에서 일하는 근로자는 회사측이
보호구 지급 등의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더라도 스스로 자신의 건강과
안전을 지킬 책임이 있으며 직업병을 얻게될 경우 근로자 자신에게 상당
부분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지법 남부지원 민사합의6부(재판장 이흥복부장판사)는 10일 레미콘
회사 (주)공영사의 전 직원인 최영헌씨(34)가 회사측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이같이 판시하고 " 회사측은 최씨와 그 일가족에게
손해배상청구액의 40%만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 법정 소음 허용치를 초과하는 작업장의
근로자에게 귀마개등 보호구를 지급치 않아 직업병을 얻게 만든 회사측에
손해배상의 책임이 있는 것은 분명하나 유해한 작업 환경으로 신체적
이상이 생길 위험이 있다고 판단됨에도 스스로 대용품을 사용하거나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등의 예방 조치를 취하지 않아 산업재해를 초래한 원고측
에도 60% 의 과실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최씨는 경기도 하남시 소재 (주)공영사에서 레미콘 트럭 운전사로
일했던 지난 88년10월부터 지난해 12월말까지 콘크리트 믹서 탱크 내부에
달라붙어 있는 콘크리트 덩어리를 에어드릴과 망치로 제거하는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금속성 소음으로 인해 양쪽 귀에 난청, 이명 등의
병을 얻게되자 지난 3월 회사측을 상대로 소송을 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