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의 제네바에 본부를 둔 세계경제포럼(WEF)이 최근 발표한 것으로
전해진 "91년도 세계경쟁력보고서"에 나타난 한국의 종합경쟁력순위 내용은
크게 두가지 측면에서 관심을 끈다. 하나는 한국경제의 경쟁력이 아직도
신흥공업국가군(NICS)가운데서는 상당히 양호한 편에 속하는 것으로
국제사회에서 평가받고 있다는 점이고,다른 하나는 종합 경쟁력평가에
이용된 여러가지 요소가운데 금융과 정부의 2개부문에서 형편없이 낮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난 점이다.
한나라 경제의 대외경쟁력은 보통 그나라 제조상품의 수출경쟁력으로
설명하며 수출경쟁력은 다시 가격경쟁력과 비가격경쟁력의 둘로 구분된다.
품질과 애프터서비스등 비가격조건이 같을 경우엔 값이 싸야 경쟁력이
우세하며 값이 같아도 다른 조건이 앞서면 역시 경쟁력에서 우위에 서게
된다.
그런데 가격과 비가격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는 많으며 분류방법도
다양하다.
세계경제포럼은 그것을 도합 8가지(국내경제 국제화정도 정부 금융
사회간접자본 경영 과학기술 인재)로 구분해서 평점을 매겨 종합순위를
구했는데 여기서 한국이 10개 신흥공업국중 싱가포르와 홍콩에 이어 3위에
랭크된 것이다. 같은 방식으로 평가한 결과 24개선진국그룹 가운데 1위는
역시 일본이었다.
한국의 종합경쟁력을 선진국그룹속에끼워 비교하면 어느정도일지
궁금하지만 NICS가운데서 대만보다 앞서고,또 지금 세계시장에서 한국을
맹추격하고 있다는 말레이시아나 태국같은 국가들보다 많이 앞선다는 것은
다소 의외이면서 한편 우리의 잠재력이 역시 과소평가할 정도가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그간 우리 제조업 우리상품의 경쟁력이 많이
약화되었고 지금 많은 문제를 안고있는게 틀림없으나 경쟁국들과 비교해서
결코 비관적이 아니며 조금만 정신차려 노력하면 극복가능하다고 믿는다.
금융과 정부관련 경쟁요소에서 10개국중 7위와 6위등으로 크게 뒤진다는
지적은 경쟁력강화를 위해 한국이 특히 유의해야할 과제를 올바르게 제시한
것이라고 할수 있다. 높은 금리에다 전근대적인 금융관행,만성적인
자금난,그리고 거미줄같은 규제와 번거로운 절차,일관성과 결단성이 모두
결여된 정책등은 분명 경쟁력에 유.무형의 장벽이다. 가격과 비가격경쟁력
쌍방에 큰 부담이 된다.
경쟁력은 복합개념이다. 장애요소들을 종합적이고 균형있게 제거하고
개선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