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과 관리능력이 탁월한 선진국 건설업체들이 제3국의 저임금인력을
대동하고 국내 건설시장에 진출하게 되면 국내시장은 하루아침에 모든
공사에서 경쟁력을 잃고 무너지게됩니다"
최근 건설업계에선 흔히 자금난 인력난 자재난을 들먹이며 국내건설경기와
건설관련규제조치의 영향등을 얘기한다. 하지만 정작 장기적인 안목에서
대외적인 시장개방문제를 논하기 시작하면 사정은 더욱 어둡기만하다.
근래들어 목소리를 키워 "우는소리"를 했던 것은 주로 주택건설업체로
국한되나 시장개방은 곧 업계전체의 생존권이 달린 문제이기때문이다.
이처럼 건설시장개방이 육중한 무게로 압박해오는 것은 국내건설업체의
기술수준이 선진국업체들과는 비교가 안될정도인데서 비롯된다.
건설업계 종사자들에게 가까운 일본과 한국의 건설기술수준이 어느정도
차이가 나느냐고 물으면 "비교란 어느정도 비교대상이될때나 가능한
것"이라며 비교자체가무의미하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많다. 미국이나
유럽 건설업체의 경우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같은 기술의 격차는 지난해 대한건설협회가 상위5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대외경쟁력비교조사결과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우리업체가 비교적 경쟁력이 있다고 자부해온 시공분야에 있어서도 결과는
참담하다. 주요34개 공종중 외국업체와 비료해 "자신있다"고 대답한
공종은 아스팔트포장 1개뿐이며 "경쟁력이 비슷하다"도 댐
콘크리트고층구조물 아파트건설 배관등 12개공종에 불과하다. 나머지
해상구조물 현수교 플랜트 공사의 자동화기술집약형 공정관리분야등
21개공종은 경쟁력이 부족하거나 아예 없다고 응답했다.
가장 취약한 분야로 꼽히는 엔지니어링의 경우 단순 토목 건축분야 일부를
제외하고는 외국기술지원이 없이는 단독 수행이 불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건설부가 지난해 국내건설기술 수준을 선진국과 비교조사한 결과도
선진국을 1백으로 볼때 25 85에 불과한것을 조사됐다.
물론 일각에서는 우리나라건설업중 시공분야는 그래도 타분야에 비해
경쟁력이 있고 국내에서 조달이 불가능한 고급엔지니어링분야는 현재도
외국기술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시장을 연다해도 크게 걱정할게 없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또 현대 삼성 대우 럭키등 그룹들은 시공회사
엔지니어링회사를 별도로 갖추고있는데다 전담종합설계사무소도 거느리고
있어 시장개방땐 곧바로 종합건설업(Engineering Construction)으로 전환이
가능해 상대적으로 대비가되어 있다고 말한다.
이같은 주장은 한편으로는 타당성이 있기도 하나 건설업계전체를 놓고
볼때는 반드시 옳은 이야기는 아니라고 지적하는 사람이 많다.
선진국업체들이 일반관리비라도 건지기 위해 마구잡이식으로
단순시공공사에 참가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뿐만아니라 업체수가 많아 과당경쟁양상을 보이고 있는 국내건설업계가
더욱 이전투구식의 제살깎기 경쟁을 벌일수밖에 없을 것으로 우려하고있다.
또 설계를 맡은 회사가 자국의 장비나 자재만을 사용토록 설계를 할경우
역시 대비책이 없다는 지적도있다.
결국 문제는 정부가 어느정도의 선에서 시장을 여느냐와 시장개방에
건설업체들이 어느정도 능동적으로 대처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볼 수있다.
럭키개발 삼성종합건설 (주)대우등 업계에서는 플랜트엔지니어링분야는
그룹계열의 별개 엔지니어링사를 두고 있으며 최근 회사내에
토목엔지니어링분야를 전담하는 부서를 신설,확대개편해 시장개방에
대비하고있다.
그러나 이같이 시장개방후 엔지니어링분야를 통합,EC화로 곧바로
나갈수있는 회사는 일부 그룹사만 가능할뿐 나머지 대다수 업체들은 거의
무방비상태에 놓여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럭키개발 EC사업팀의 이성권부장은 "무조건 건설업체에 EC화에 대비하라는
말보다는 공공공사발주자체부터 설계와 시공을 한 업체가 모두 맡아서
할수있도록하는 일괄입찰방식 또는 대안입찰방식의 확대를 통해 업계가
자발적으로 EC화를 추진할수 있는 여건조성부터 해야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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