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불어나는 국제수지적자금액을 지켜보느라면 그게 우리 경제의 최대
당면문제라는 생각이 들고 한편 쉴새없이 뛰는 물가동향에 접하면 그게
제일 큰 걱정거리로 여겨지는등 밝은 구석은 좀처럼 찾기 힘든게 오늘의
우리 경제모습이다.
지난달말까지 9. 5%가 오른것으로 어제 집계발표된 올해
소비자물가지수에 어떤 특별한 의미가 있는건 아니다. 그건 이미 예견된
일이었으며 중요한 것은 물가가 이제는 구조적인 오름세를 탔다는 점과
앞으로 닥칠 더욱 불안한 물가동향에 대한 우려다.
당국은 채소류와 수산물값이 지난달 물가오름세를 주도했다고 설명하면서
12월중에는 김장용 채소류와 쌀 등의 출하증가로 농산물값이 대체로
안정세를 보임에따라 올해 물가를 한자리수로 잡는데 별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9. 5%는 이미 작년 한햇동안의 상승률 9.
4%를 초과한 것이며 설령 이달중 다행히 0. 2 0. 3%정도의 추가상승에
머물러 한자리수이내 억제목표를 실현하게 된다고해도 2년연속 10%선에
육박하는 물가상승은 우리 경제의 인플레기조를 대변하기에 충분하다.
연말이면 으레 들먹이기쉬운 음식값 등각종 개인서비스요금을 얼마만큼
누를수있을 것이냐에 이달 물가가 좌우되겠지만 그보다는 내년이 그야말로
큰 걱정이다. 4대선거로 어차피 엄청난 돈이 풀릴게 분명한데다 철도 우편
전기 학교공납금등 각종 공공요금인상이 새해 예산속에 이미 잡혀있다.
게다가 임금상승과 높은 금리부담등 많은 코스트푸시요인을 안고있는
공산품이 언제 들먹일는지 모른다. 도매물가가 11월말까지 2. 4%상승에
머문것은 공산품값이 비교적 안정을 보여온 덕분이었다. 작년에는 같은
기간에 6. 7%나 올랐었다. 단지 국제기름값이 당분간 계속 안정세를
보일것같은 점이 유일한 위안이다.
무엇보다도 물가를 안정시키겠다는 정부의 확고한 의지와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일이 중요하다. 통화등 총수요관리가 중요한건 틀림없지만 한계가
있으며 팽배해있는 인플레기대심리를 진정시키기위해 먼저 정부가 솔선해서
절제하고 안정화시책에대한 국민의 신뢰를 얻지않으면 안된다.
정부의 그와같은 노력에 추가해서 기업 근로자 가계등 여타 모든
경제주체들의 협조가 있어야 한다. 기업은 원가절감,근로자와 가계는
절제있는 소비생활에 더욱 관심을 쏟아야 한다. 요컨대 모두가 고통을
분담하고 더욱 열심히 일하는 자세가 경제난국극복은 물론 물가불안을 더는
길이 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