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어제 발표한 3.4분기 국민총생산동향은 한국경제가 일단
안정적인 성장세로 가닥을 잡기 시작한듯한 느낌을 갖게한다. 3분기(7
9월)3개월동안의 실질경제성장률 8. 1%(잠정)는 그동안 중앙은행을 비롯한
각급 연구기관 혹은 경제전문가들이 한국경제의 잠재력을 고려해서 권고해
온 적정성장률에 거의 일치하는 수치로서 지난 상반기중의 과열경기가
연착륙하는 방향으로 진정되는 징후라고 평가함직하다.
그러나 한편 성장의 실질내용이 여전히 문제가 있는점을 간과할수 없으며
앞으로 정책당국의 경제운용은 그 점에 주목해야할것 같다. 즉 우리경제는
여전히 제조업 대신 서비스업,투자대신 왕성한 소비에 주도된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상반기중의 GNP성장률은 9. 1%였으며 분기별로는 1분기 8. 9%,2분기 9.
2%였다. 그것은 주로 건설업에 주도된 성장이었으며 따라서 불건전한
성장으로 평가되었다. 과열건설경기가 물가와 국제수지 임금과 인력수급
자금순환등 경제동향전반에 심한 불균형과 왜곡현상을 초래한 것으로
지적되었다. 결국 정부는 건설경기 진정에 나섰으며 3분기 건설업성장률이
1분기 22. 8%,2분기 15. 4%에서 9. 3%로 크게 둔화된 것은 그와같은
진정대책이 실효를 거두었음을 의미한다. 또 그 결과 총체적인
경제성장률도 크게 낮아졌다.
그러나 실상 건실치못한,바람직스럽지못한 성장내용은 다른 각도로 계속
남아있다. 우선 지적해야할 점은 제조업과 수출이 활력을 회복하지 못한채
오히려 더욱 위축되고 있는 사실이다. 제조업성장률이 전분기의 8%에서 6.
3%로,또 상품수출증가율이 14. 3%에서 1%로 둔화된 점등은 추석연휴에
일부 그 탓을 돌릴수 있다고 해도 우려해야할 현상임에 틀림없다.
결국 서비스업과 내수가 8. 1%의 성장이나마 계속 주도한 결과가 되고
말았는데 전분기와 거의 변동없는 11%의 실질성장을 기록한 서비스업과
줄기는 커녕 더빠르게 늘고있는 소비지출(민간 9%,정부 9. 7%)을
적정수준으로 조절하지 않는한 우리경제의 진정한 안정과 건실한
성장회복은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다. 과열서비스경기를 진정시키는 노력이
앞서의 건설경기진정대책에 못지않은 강도로 펼쳐져야한다. 경제성장률을
초과하는 왕성한 소비지출도 주로 내구소비재와 서비스소비지출에
주도되고있다.
2분기에 15. 5%로 상당히 왕성했던 기계설비투자증가율마저 12. 9%로
둔화되었다. 제조업과 수출을 되살리고 그것이 성장을 다시 주도하게 만들
경기대책과 경제정책이 새삼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