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력/일본예속땐 "곧은소리" 못내 ***
김지운교수(성균관대.신문방송학)는 6공이후 우리언론계가 양적 팽창은
지속했지만 질적수준은 여전히 걸음마단계라고 비판한다.
한국언론학회 회장인 김교수는 우리언론인들이 "봉급생활자"가 아닌
진정한 의미의 "언론인"으로 거듭 나야한다고 충고한다.
함남 단천출신의 김교수(63)는 57년 동양통신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한뒤
중앙일보논설위원을 거쳐 20여년동안 학계에서 언론학발전을 위해 열정을
기울였다.
비판커뮤니케이션이론에서 국내최고권위자로 손꼽히는 김교수는
서양매스컴이론의 무조건적인 도입을 비판하면서 우리현실에 맞는
매스컴이론정립에 앞장서왔다.
"비판"이론 도입정착
-학교강의외에 언론학회일까지 하시느라 매우 바쁘시지요.
김교수=대학강의만 맡고 있다면 그다지 바쁠것도 없지요. 현재
학부학생에게 한과목을 가르치고 있고 대학원의 석사 박사과정에서
두어과목을 강의하고 있어 1주일에 그저 서너과목을 가르칠뿐입니다. 다만
언론학회일정이 너무 빠듯해서 사생활은 거의 없는 형편이지요.
이달만해도 광주에서 추계정기학술발표회를 가진데이어 23일에는 미국 영국
소련 독일에서 언론관계학자들을 초빙해 "소련 동유럽의 변혁과 언론구조의
개편"을 주제로 국제세미나를 개최했습니다.
-언론학회는 현재 어떤 활동을 주로 하는지,회원수는 몇명이나 되는지요.
김교수=언론학회는 전국대학의 신문방송학과내지 홍보관련학과에
전임으로 재직중인 교수들과 석사학위과정을 마친 뒤 언론계에서 5년이상
현업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을 회원으로해서 구성되어 있습니다.
회원수는 현재 3백80명정도입니다. 일년에
두차례씩(봄.가을)정기학술발표회를 개최하는 일외에도 그때그때 시사성이
있는 문제는 쟁점토론 포럼이라는 이름아래 수시로 학술발표회를 갖습니다.
"선거와 언론보도""케이블TV의 구조""방송구조개편"등은 지금도 기억에
남는 임시학술회의의 주제들입니다.
-우리언론학계에 비판커뮤니케이션이론을 정착시키는데 선구자적 역할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비판커뮤니케이션패러다임이 언론학계에 뿌리를
내렸다고 단정해도 좋을까요.
김교수=우리나라에 언론학이 도입된지도 30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미국에서 공부한 학자들이 다투어 미국식 커뮤니케이션론을 소개하는
바람에 한때는 미국식 커뮤니케이션연구가 우리언론학계를 풍미했지요.
이때문에 초기 언론학은 경험.실증학주의적 구조.기능주의적 심리학적
행동주의적 연구방식이 주류를 이루었습니다. 말하자면 한 개인이
매스미디어에 접한뒤에 어떤 행태상의 변화가 일어났느냐하는 식의 미시적
접근방식에만 매달린거죠. 이에대해 역사성과 전체성을 염두에 두고
커뮤니케이션현상을 거시적으로 접근하자는 비판커뮤니케이션이론이
우리학계에서 조금씩 고개를 들기 시작했지요. 80년대들어 언론과
정치권력이 밀착되고 미디어가 일반대중에 급속도로 보급되면서
커뮤니케이션연구도 개입의 행태변화보다는 사회현상의 변화에 초점이
맞춰지게 됐어요.
특히 80년대말부터는 비판커뮤니케이션이론에 관심을 갖는 학자들이
소장층을 중심으로 부쩍 늘어났고 비판커뮤니케이션이론을 연구하려는
학생들의 수효도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사회 각분야가 발전하면서 언론의 역할이나 언론계의 위상도 바뀌는
것같습니다. 우리언론계가 나아가야할 바람직한 방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요.
김교수=제가 언론계예 몸담고 있을때인 20여년전만해도 다음달 월급이
제대로 나올지 걱정할정도로 박봉에 허덕였습니다. 그당시에는 기자들이
공무원비리사건을 접하면 급여가 작아 생활형편상 불가피했겠거니 하는식의
동정심을 느끼곤 했지요. 오늘날 우리언론인은 경제적으로 여유를
누릴만큼 풍족해졌다고 말할수 있게 됐어요. 그러니 이제는 촌지수수와
같은 불명예스런 일들이 언론계에서 영영 사라질 때가 됐다고 봅니다.
언론계스스로 외부에서 빈축을 사는 일이 없어야만 우리사회가 언론인에
대해 참다운 언론활동을 기대하는게 아니겠습니까.
이와관련해서 덧붙이고 싶은 말은 6.29이후 우리의 언론자유가 아직
선진국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그래도 남부럽지 않은 수준에 이르렀다는
점입니다. 우리언론인들에게는 여전히 언론민주화 언론자유가 구호로서
기능할는지는 몰라도 점점 알맹이 없는 구호가 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언론자유에 관한한 정치권력을 포함해서 외부압력에 의해 언론이
통제되거나,보도내용이 좌지우지되거나,왜소한 사건이 침소봉대되는 일은
과거와 비교해볼때 거의 개선이 된것같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언론인들이 자정만 실천에 옮긴다면 비교적 자유롭게 언론활동을
영위할 수 있는 여건은 조성됐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언론활동여건을
투정할 때가 지난듯 싶습니다. 완전한 언론자유의 보장도 언론인들의 손에
달려있다는 뜻이지요.
-최근 우리언론이 "권력의 지배"에서는 벗어나고 있지만 "자본의 지배"를
받는게 아닌가하는 우려의 소리가 들리는데요.
김교수=우리나라의 경제체제는 근본적으로 자본주의체제입니다.
언론사도 본질적으로는 기업입니다. 기업이 생존 발전하려면 재정적인
측면을 무시할 수 없는게 현실입니다. 이런 점에서 대기업의 언론사운영
그자체는 비판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다만 대기업이 문화적 차원에서가
아니라 기업비리방어를 위해 호신용으로 언론사를 소유할때에는 마땅히
지탄대상이 돼야겠지요. 언론기업윤리라는 틀안에서 대기업의
언론사경영이 이뤄지는게 바람직합니다. 언론인들은 언론활동환경의
수호라는 차원에서 자본에 예속되지 말아야하고 기업주들은 편집권과
관련되는 언론인고유의 업무에 지나치게 간여하지 않는다는게
전제돼야겠지요.
"신문학개론"집필구상
-우리신문사들이 지난해 일요일석간 월요일조간을 발행한데이어
경쟁적으로 증면을 단행하고 지방분공장을 설치하더니 급기야
조석간발행채비까지 갖추고 있다고 하는데요.
김교수=지방분공장을 앞다투어 설치하고 증면경쟁에 나서는 것도 모자라
조석간까지 한세트로 발행함으로써 우리가 얻을수 있는 단한가지 이점이
있다면 그것은 고용증대일 것입니다. 신문사들간에 벌이고있는 이같은
무한출혈경쟁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예측할수는 없지만 독자의 입장에서보면
기자들이 지면메우기에만 급급해 기사의 질적 개선이 이뤄지지 않을까
두렵습니다. 국가적으로도 엄청난 자원.인력의 낭비가 되겠지요.
신문내용의 질적 향상과 언론인의 재생산차원에서도 신문사간 과당경쟁은
이제 지양해야할 시점입니다.
-낸년에 시행될 종합유선방송과 공민영방송시대의 개막으로
방송구조전반에 걸쳐 커다란 변화가 예상되는데요.
김교수=1공영 다민영방송시대가 도래할것만은 확실합니다. 국민의
방송,국민의 공유자산인 전파를 위임받은 KBS는 앞으로 공영방송이념에만
충실한 방송으로 기능해야 되겠지요. 2 3개의 민영TV와 라디오방송들이
공영방송인 KBS를 보완해서 대중오락에 대한 국민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역할을 맡았으면 합니다.
-국제커뮤니케이션과 비판커뮤니케이션분야에서 많은 저서를 남긴것으로
듣고있는데 후학들을 위해 특별한 집필계획이 있으시면 소개해 주십시오.
김교수=20여년간 언론관계학자로서 연구활동을 마무리짓겠다는 각오로
두권의 저서를 집필할 생각입니다. 그중 하나가 "커뮤니케이션사상사"로 2
3년전부터 자료수집을 시작했습니다. 그리스 플라톤시대에 수사학과
비슷한 학문이 존재했던 점에 비추어 커뮤니케이션사상사는 플라톤시대까지
소급해서 취급할 예정입니다. 커뮤니케이션사상사는 아직 어느나라에서도
출간된 일이 없기때문에 매우 어려운 작업이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두번째로는 "신문학개론"을 집필하고 싶습니다. 개론서는 사실 기초적인
것같으면서도 집필하기엔 상당히 어려운 책입니다. 신문학개론과
신문보도편집론을 과거 여러해 가르쳤던 경험을 토대로하고 언론현장의
변화된 상황,언론제작상의 기술혁신등을 모두 취합해서 필생의 마지막
저서라는 마음가짐으로 집필할 계획입니다.
신방과생 진출 늘려야
-언론학자로서 언론계와 언론관계정부부처에 당부하고 싶은 얘기도
많을텐데요.
김교수=우선 신문방송학과 졸업생들이 언론사에 보다많이 입사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해 주었으면 합니다. 신문방송학을 전공한 학생들은
대학입학당시부터 언론계에서 일하겠다는 동기가 부여됐다고 봅니다.
이들이 언론계로 진출하면 다른 어떤 전공학생보다도 사명감을 갖고
정력적으로 일할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언론사입사시험에
커뮤니케이션개론등을 포함시키거나 면접에서 일정한 특전을 부여하기를
기대합니다. 또 신문방송학과학생들이 3,4학년때 신문사나 방송사 또는
잡지사에서 수련생활을 하고나면 학점을 인정해주는 인턴십제도의 정착이
아쉽습니다. 이밖에 미국처럼 중고등학교에 매스미디어전담교사를
배정하고 사회교육과목에 매스미디어를 포함시키는 문제도 진지하게
검토해 주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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