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시장구조에 올들어 변화가 발생,세계적인 자금경색(크레딧
크런치)현상을 가속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있다.
국제결제은행(BIS)은 지난2.4분기중 서방은행의 자산잔고가 1.4분기에
이어 1천6백40억달러 감소,지난해말보다 2천1백90억달러나 줄어든 5조7천
7백10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분기연속 은행자산이 줄어든것은 사상
처음이라고 BIS는 덧붙였다.
이같은 서방은행의 자산감소는 은행간대출이 줄어들고 있는것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2.4분기중 은행간대출은 1천2백57억달러나 줄어들었다. 유러시장의
은행간대출은 지난1.4분기중 3천1백80억달러(연율기준)감소했었다.
이로써 서방은행의 순대출잔액은 1.4분기중 9백억달러 증가했으나
2.4분기엔 50억달러 줄어들어 사상최초로 감소를 기록했다.
반면 국제직접금융시장은 활기를 띠고있다.
국제증권시장의 채권신규발행규모는 1.4분기중 전년동기보다 43%늘어난
9백10억달러를 기록,사상최고치를 나타냈다. 2.4분기에도 채권신규발행은
8백20억달러로 높은 수준을 유지,올들어 8개월간 신규발행규모는 1천9백
50억달러로 늘어나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30%증가했다.
국제금융시장의 자금이 은행에서 직접금융시장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는것이다.
이로써 국제금융시장의 신용창출능력이 급속히 떨어지고있다. 이는 유럽
시장의 자금회전율이 89년까지 3 4회를 유지했었으나 지난해는 1.7회로
떨어진 사실에서도 알수있다.
국제금융시장의 신용창출능력이 하락하고있는 이유는 크게 세가지.
첫째,은행예금이 줄어들고 있기때문이다. 미국에선 저축대출조합
(S&L)예금은 물론 예금보험공사(FDIC)가 지급보증하는 10만달러미만의
소액정기예금도 지난4월부터 감소하고 있다.
이는 올들어 은행도산이 급증하고 예금보험기금(BIF)잔고가 올해말에
2억달러로 줄어들고 내년에는 46억달러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으로
은행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고 있기때문이다.
직접금융은 활발해(민간+재무부)증권발행액은 지난해 5천8백16억달러에서
올상반기엔 7천4백19억달러(연율)로 늘어났다. 올하반기엔 9천6백억달러
(연율)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연준리(FRB)는 은행신용을 유지하기위해 본원통화공급을 늘리고
재할인율은 인하하는등 금융완화정책을 펴고있다. 이에따라 단기금리는
지난해말보다 3%포인트 낮은 5%선까지 떨어졌다. 증권수익률등 장기금리는
8%선을 유지하고 있어 자금은 은행에서 직접금융시장으로 더욱 이동하고
있다.
이는 본원통화와 총통화사이의 관계변화에서도 알수 있다.
이전까지만해도 본원통화증가는 곧 총통화(M )증가로 이어졌던것이
지난해말부터 본원통화는 금융완화정책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총통화는
오히려 줄어들었다.
일본의 은행예금도 올 들어 마이너스로 반전,올연간으로 약3조엔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둘째,BIS가 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을 8%이상으로 규제,은행이 대출확대
관행을 바꾸고 있는것.
미국은행과 외국계은행들은 지난 89년까지 막대한 자금을 상호예금,신용
창출의 토대로 삼았었다. 그러던것이 BIS규제에 따라 1천억달러규모의
예금을 서로 인출하고 있어 신용창조승수배만큼 자금공급을 줄이는 요인
으로 작용하고 있다.
셋째,세계적인 부동산경기침체에 따라 부동산관련채권을 대량 보유하고
있는 은행들이 부실화,대출여력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체이스맨해턴은행의 올상반기중 부실자산비율은 4.7%로 급상승
했다. 이는 부동산관련부실채권이 지난해말 17억8천만달러에서 지난6월말엔
22억4천만달러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부실채권비율 4.7%는 지난84년 미국 컨티넨탈일리노이은행의 그것이
4.9%를 기록,대규모 예금인출사례가 발생했던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일본 은행들의 부동산관련대출은 지난3월말현재 1백32조엔으로 전체대출중
비중이 32%나 차지했다. 이는 지난84년3월말 50조엔 21.8%보다 3배가까이
늘어난 수준이다.
이같은 국제금융시장의 구조변화외에 독일의 통일비용확대와 일본의
장기자본수지흑자등에 따른 자금공급축소도 세계적인 자금경색현상을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89년 2백억마르크의 흑자를 기록했던 독일의 재정수지는 통일비용
증가로 작년에 1천억마르크의 적자로 돌아선후 올해는 2천억마르크로
적자가 확대될 전망이다.
독일의 경상수지는 지난89년 5백48억달러흑자로 사상최고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에도 4백69억달러흑자를 나타냈으나 올해는 1백50억 2백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더욱이 옛동독정부의 채무상환부담도 남아있어 독일은 상당기간
자금수요국으로 남아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의 장기자본수지는 올상반기중 37억달러를 기록,반기기준으로
11년만에 흑자로 돌아선후 8월까지 1백96억달러흑자로 확대됐다. 일본의
장기자본수지는 지난86년 1천4백47억달러 적자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한후
작년까지 연평균 1천억달러 적자를 유지해왔었다.
한편 미국으로 자금이 몰려들고 있는것도 자금경색을 부추기고 있다.
뉴욕연방준비은행에 예치된 세계각국의 달러예금잔액은 올들어 예년보다
1백50억달러나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또 5백45억달러에 이르는
걸프전비지원금등으로 미국의 경상적자는 지난해 9백93억달러에서 올해는
87억달러로 줄어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