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각제개헌을 추진해온 민자당의 김종필최고위원이 12일 오전 부통령제
도입을 전제로한 대통령중심제 개헌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나서 주목된다.
김최고위원은 이날 아침 청구동 자택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개헌문제에 언급, "정당정치발전을 위해서는 분명히 대통령중심제 아닌
내각제가 바람직하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아무 권한이 없는 국무총리를
두는 것보다는 차라리 미국처럼 부 통령을 두는 대통령중심제가 더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동안 내각제개헌을 주장해온 김최고위원의 이같은 발언은 사실상
내각제개헌 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내각제의 대안으로
부통령제도입을 전제로한 순수 대통령중심제 개헌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김최고위원의 발언은 그동안 야당과 여권일각에서 꾸준히
제기되어온 순수 대통령제 개헌론과 맥락을 같이하는 것이어서 향후
권력구조 개편과 관련, 더욱 주 목을 끌고 있다.
민주당의 경우 김대중대표가 부통령제도입과 결선투표제를 골자로한
대통령중심제 개헌을 주장해 왔으며 여권내에서는 박철언체육청소년장관등
이 지난해부터 순수 대통령중심제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박장관의 경우 역시 내각제개헌을 희망했으나 지난해 내각제각서
유출파동 이후 이를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여권일각의
부통령제도입을 내용으로한 대통 령중심제개헌 주장에는 차기후보로 유력한
김영삼대표최고위원을 견제하고 중부권인 사와 대구 경북출신인사와의
연합을 통한 정권재창출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김최고위원은 또 "5년 단임인 대통령 임기가 지나치게 길다고 할수
있다"고 말 하고 "대통령 임기를 4년 연임으로 하는게 적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구체적으로 대통령중심제개헌에 대한 복안을 갖고 있는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박장관은 현행 대통령직선제가 순수한 대통령중심제가 아니며
여소야대와 같은 상황이 조성될 경우 대통령의 통치가 불가능하다는
측면에서 순수 대통령중심제개헌 을 주장하면서 대통령 임기의 4년
연임제도 강조해왔다.
김최고위원과 박장관은 최근 빈번히 만나왔는데 두사람 사이에
부통령제도입을 통한 순수한 대통령중심제개헌문제가 깊숙히 논의되어온
것으로 보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