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와 PLO(팔레스타인해방기구)가 아랍권과 이스라엘간
쌍무협상에서 "실질적인 진전"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중동평화회담
3단계로 예정된 다자간 지역회의에 불참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이집트는
시리아 없이도 지역회의가 시작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평화회담 절차를 둘러싸고 아랍권이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시리아 국영 라디오방송은 "2단계 개별 쌍무협상에서 아랍
점령지로부터의 철수와 팔레스타인인들의 주권승인에 대한 이스라엘측의
언질이 없을 경우 3단계 회담을 거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시리아의 이같은 입장에 대해 아무르 무사 이집트외무장관은 10일
아랍과 이스라엘간의 수자원및 군축등 지역문제에 관한 협상이 지연될
것이지만 시리아 없이도 지역회의는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집트와 시리아, 걸프협력회의(GCC) 6개 회원국등 8개국은 이날
걸프전 이후 중동지역 안보를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키 위해 회담을
갖고 시리아와 이집트가 다마스쿠스선언에서 촉구된 범아랍평화유지군
파견을 주도한다는데 합의했다.
이들 국가는 지난 3월 체결된 향후 중동지역의 군사적 위협 방지 대책
등에 관한 평화조약 조항을 이행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는데 다마스쿠스
선언으로 불리는 이 조약은 중동 위험지역에 범아랍평화유지군을 파견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집트 외무부의 한 고위 소식통은 각국 전문가들이 정치와 안보, 정보
및 경제 분야 등에 걸친 다마스쿠스선언을 실현시키기 위한 청사진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팔레스타인측도 9일 아라파트 PLO 의장이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과
회담한데 이어 고위급 PLO 대표단이 10일 평화협상의 다음 단계인 다자간
지역회의를 앞두고 시리아와 회담을 가졌다.
이들 대표단은 11일 이집트 지도자들과도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PLO의 외무장관격인 카두미는 이보다 앞서 9일 PLO와 시리아는 지난
수년간의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전면적인 관계 정상화에 들어가 있다고
밝히고 야세르 아라파트 의장의 최대 파벌인 "파타"의 사무소를
다마스쿠스에 재개설하는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유력인사인 파이잘 후세이니는 사상 최초로 이날 이스라엘
TV와 회견을 갖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대등한 조건으로 협상을
벌여야 한다고 주장했 다.
중동평화회담에 참석한 팔레스타인 대표단의 자문 역할을 맡아온
후세이니는 " 점령자들과 피점령인들의 협상이 이루어진 것은 최초"라고
중동평화회담을 평가하면서 이같이 말했으나 이스라엘 당국은 팔레스타인
대표단에 후세이니가 참여하는 것을 거부했다.
한편 모나코의 몬테 카를로 라디오방송은 미국 소식통을 인용,아랍과
이스라엘간의 쌍무및 다자간 협상이 오는 18일 시작될 예정이며 개최
장소는 아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