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건"을 계기로 기업주의 회사돈 무단전용이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상장기업들이 은행대출금 뿐만 아니라 증시에서 조달한 자금도
부동산 투기등 재테크에 유용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6일 증권당국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10월말까지 기업들이
시설투자 명목으로 증시에서 조달한 자금은 회사채가 3조2천5백15억원,
유상증자는 1조1천9백 54억원 등 모두 5조4천4백69억원에 달하고 있다.
이같은 규모는 이 기간중 전체 회사채 발행액(10조8천87억원)의
39.3%와 유상증 자액(1조5천8백95억원)의 75.2%를 각각 차지하는 것인데
실제로 이들 기업이 시설투자 사실을 공시한 사례는 전체 공시건수
2천2백27건의 4.3%인 95건에 불과했다.
현행 공시규정은 납입자본금의 20%가 넘는 시설투자의 경우 반드시
증권거래소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공시토록 의무화하고 있음에 비추어
95건에 불과한 시설투자 공시는 5조원이 넘는 시설자금용 증시조달자금의
극히 일부분이다.
이에따라 기업들이 증시로부터 조달한 자금을 운영자금등 다른 용도에
전용했거나 현대그룹의 예처럼 가지급금 형태로 개인적인 부축적에 변칙적
으로 유용됐을 소지가 높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대그룹의 경우 정주영명예회장 및 2세들에게 가지급금 명목으로
빠져나간 기업자금이 지난해말 현재 2천억원에 달하고 있는데 여기에
포함된 은행대출금이나 증시조달자금의 일부가 주식변칙이동에 유용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자금용도상 시설투자는 회사채발행이나 유상증자때 우선권이
주어지는 규정을 악용, 유가증권 신고서 제출 당시의 자금용도를 실제와는
달리 허위로 기재하는 사례가 많은데도 자금사용에 대한 사후관리체계는
크게 미흡한 실정이다.
증권감독원은 이와 관련, 지난 6월 "유가증권 신고등에 관한 규정"을
일부 개정, 기업들로 하여금 회사채 발행이나 유상증자후 영수증등 자금
사용내역을 제출토록 하고 있으나 거의 형식적인 심사에 그쳐 실효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지적됐다.
증시관게자들은 "증시조달자금이 부동산투자나 주식투자등 불건전한
목적으로 전용되지 않도록 사후자금관리를 대폭 강화하는 한편 불법사례
적발시 국세청의 강력한 세무관리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