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최고지도자 김일성은 지난 85년 중국에 중거리 핵미사일과 핵
유도탄 적재 호위함을 포함한 전략무기의 제공을 요청하였으나 등소평을
비롯한 중국 지도자들의 거절로 이를 단념하게 됐었다고 홍콩의 중국문제
전문 월간지인 경보 최신호가 5일 밝혔다.
경보는 이날 배포된 11월호에서 김일성은 82년 이래 매년 중국을 공식
또는 비 공식 방문했으며 85년 가을 중국을 방문했을 때 북경측에 중거리
핵미사일과 미사일 발사 호위함, 폭격기 및 여타 전략핵무기를 제공해 줄
것을 요청함으로써 중국과 북 한간에 불유쾌한 일이 발생하고 말았다고
밝혔다.
경보는 북경의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당시 중국측에서 당총서기
호요방과 당원 로 팽진, 이선념(당시 국가주석)등이 김일성을 상대했는데
이 중국 지도자들은 김일 성에게 중국과 북한간에는 이미 우호조약으로
북한의 안보가 보장되어 있고, 국제정 세가 호전되어 미국이 한국의 북침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중국은 공 격성 핵무기의 해외 반출을
할 수 없다고 거절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답변에 대해 김일성이 "국고를 열어서라도 이들 무기를
사들이고 싶다" 고 말하자 등소평은 호요방을 통해 "우리는 수십만명의
우수한 아들 딸을 모두 한국 전쟁에서 희생시킬 수 있었다. 하물며 우리가
어찌 무기를 제공하는 따위에 인색할 수 있겠는가? 주요한 것은 한반도와
아시아의 평화를 고려하는 일"이라고 설득했다 고 밝혔다.
경보는 등소평이 이듬해인 86년 봄에 김일성과 직접 만났을 때 다시
그에게 "만 약 상대방이 북침을 하면 우리는 두번째로 압록강을 건너가게
될 것이나 이때쯤에는 이미 3.8선(휴전선)이 존재하지 않거나 통일이
이루어져 있을 것"이라고 말했으며 이에 김일성은 중국이 핵무기를
북한에 제공하지 않는 이유를 완전히 이해하게 됐다 고 밝혔다.
김일성이 지난 10월 북경을 공식 방문했을 때는 등소평이 그에게
중국이 지난 1 0년간 이행해온 개방과 개혁정책의 성과와 경험을 설명하고
"공산당이 혁명의 승리 를 쟁취한 후 이룩해야 할 가장 절박한 과업과
가장 근본적인 임무는 경제 건설을 통해 인민의 현실생활을 향상시켜
사회주의제도의 우월성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강 조했다고 경보는
북경소식통의 말을 인용,밝혔다.
이 소식통은 김일성이 지난 10월4일 북경을 방문하여 6일 중국
국가주석 양상곤 과 오찬을 가진 후 양상곤, 당총서기 강택민, 국무원 총리
이붕 및 전인대 상무위원 장 만리 등이 배석한 가운데 등소평과 회담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김일성이 "중국 공산당과 등소평이 북한의 혁명과 건설을
사심없이 도와주고 지원해 준데" 대해 감사를 표하자 등소평은 "우리는
힘자라는 범위내에서 조금 도왔을 뿐이기 때문에 언급할 만한 것이
못된다"고 말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 다.
등소평은 또한 "당신네는 인구가 작아 일하기가 좋지만 우리는 인구가
많아 고 난을 겪을 때 도움을 얻기가 어려우며 어떤 큰 고난을 당해도
아무도 우리를 도와줄 수 없다"고 김일성의 경제원조 요청에 미리 쐐기를
박았다고 이 소식통은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