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의 잇따른 지도감독과 예대상계에도 불구, 단자사와 은행권의
꺾기(양건예금)가 여전히 성행하고 있다.
30일 금융계와 업계에 따르면 단자사들은 최근 기업들에 대출을 하면서
갖가지 교묘한 방법으로 꺾기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자사들은 최근 금융당국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기업에 대출을 할때
예금은 다른 단자사를 통해 유치하는 변칙적인 방법을 사용하고 있으며
보유하고 있는 회사채나 CD(양도성예금증서)의 매입도 강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단자사의 어음할인은 7일물의 경우 표면금리가 연 14%수준에
그치고 있으나 실제로 기업들이 부담하는 실질금리는 연 22%에 달하고 있는
실정이다.
단자사들은 다른 금융기관에서 조달하는 콜금리가 연 17-18% 수준이기
때문에 꺾기를 실시하지 않고는 역마진이 발생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단자사와 함께 은행들도 신탁대출을 하면서 기업들에 꺾기를 강요하는
것이 일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은행들은 신탁대출을 하면서 가격이 낮은 회사채나 CD의 매입을
종용하거나 단자사를 통해 기업들에 우회대출을 실시하는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
신탁대출의 표면금리는 연 14-15%수준이지만 회사채나 CD를 맡기는
방법으로 꺾기를 실시하면 실제대출금리는 19%를 넘게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들은 실적배당형 신탁상품의 경우 연 수익률을 15-16%정도
보장해주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실질금리를 높이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하고 있다.
은행들이 이같은 방법으로 신탁대출을 확대함에 따라 이달들어
26일까지 신탁대출은 5천4백54억원에 달해 작년동기의 3천6백23억원에
비해 50.5%나 증가했다.
금융당국은 단자사와 은행들이 이같이 꺾기를 계속하고 있으나
금리자유화가 시행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이를 제대로 단속하지
못하고 있다.
은행감독원의 한 관계자는 다만 금융기관들이 대출금의 30%이상을
예금으로 흡 수하는 과도한 꺾기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노태우대통령이 29일 은행장들과의 오찬에서 금융권의
꺾기가 사라져야 한다고 밝힌 만큼 앞으로 금융기관장들이 지나친 꺾기는
자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