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은 23일 오전 10시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제4차 고위급회담
첫회의를 공개로 갖는다.
이날 첫회의에서 정원식국무총리와 연형묵북한정무원총리는 각각 기조
연설을 통해 남북한 정치.군사적 대결상태해소와 다각적인 교류협력방안에
관한 입장을 밝힌다.
정총리는 기조연설에서 교류협력방안및 불가침선언내용을 포괄하는
새로운 남북한 합의안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앞서 정총리등 대표단 7명과 수행원 33명, 기자 50명등 남측 대표단
90명은 22일오전 판문점을 거쳐 이날 오후 평양에 도착, 3박4일간의 공식
일정에 들어갔다.
정총리일행은 숙소인 백화원초대소에 도착, 연총리의 영접을 받은뒤
회담장인 인민문화궁전을 둘러보고 목란관에서 연총리가 베푼 만찬에
참석했다.
정총리는 이날 만찬 답사에서 "우리는 한반도에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를
확고히 정착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남북간에 상호존중과 신뢰구축을
바탕으로 한 실효성있는 불가침에 합의하고 현재의 휴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총리는 "남과 북은 또한 무력대치상태를 해소하고 평화를 제도화하는
이같은 노력과 함께 민족의 번영과 통일을 지향하는 동반자가 되어
다각적인 교류협력을 활 성화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총리는 "남북간에 서로 필요로 하는 물자를 직접 거래하고 상호
경쟁력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합작투자를 해 나간다면 민족전체의 삶의 질도
높일 수 있을 것"이 라면서 "우리가 다른 나라로부터 수입해오던 물자를
북쪽에서 들여올 경우 당장 10 억달러에 이르는 교역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총리는 "이와 같은 견지에서 최근 북쪽에서도 경제개방에 관심을
갖고 두만강 하구의 경제특구 개발과 관광자원의 개발을 모색하고 있는
사실을 우리는 주목하며 이를 환영하고 있다"고 말하고 "서로가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서 하루속히 서로 협력하고
사람과 물자와 정보의 자유로운 교류의 길을 더 욱 넓혀야 한다"고
역설했다.
정총리는 이어 "우리가 추구하는 조국통일은 남과 북이 어느쪽이
이기고 지는 이른바 <흡수통일>이 아니라 남과 북이 다함께 이기는
민주통일, 평화통일"이라면서 "이번 평양회담에서야 말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기본적인 합의를 이루어 온 겨레 에게 기쁨과 희망의 소식을
전해줄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북한 연총리는 이날 만찬연설을 통해 "우리 쌍방대표들은 1년 가까이
서로 오가지 못하고 만나지 못한 까닭에 자그마한 결실도 얻어내지 못하고
너무도 많은 것을 상실한채 아직 출발점에 서있다"면서 "대표들은 걸음을
다그치고 속도를 높혀 빨리 회담을 전진시키고 좋은 합의서를 만들어
냄으로써 그사이 잃어버린 1년을 보상해야 하며 민족앞에 훌륭한 선물을
내놓아야 한다"고 합의서도출을 강조했다.
연총리는 또 "오늘날에 와서 조국통일운동은 누구도 막을 수 없으며
되돌려 세 울수 없는 전민족적인 대행진으로 벌어지고 있다"고 말하고
"이러한 역사의 흐름은 조국통일의 평화적 전제를 마련해야 할 사명을
지니고 있는 쌍방대표들에게 새로운 각성을 촉구하며 우리 회담을 빨리
진전시켜 좋은 결실을 가져올 것을 바라고 있다 "고 주장했다.
한편 우리측 대표단의 이동복대변인은 백화원초대소 도착직후 발표한
도착성명에서 "우리 대표단은 이번 제4차 회담이 남북고위급회담의 진전에
하나의 분기점이 된다고 생각하며 서로의 입장차이를 좁혀 합의를
생산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고 밝혔다.
이대변인은 또 "이제 남과 북이 함께 유엔에 가입한만큼 남북관계를
조속히 정상화하고 공존.공영을 도모하면서 평화통일의 여건을 성숙시켜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측 대표단은 이날 오전 8시 판문점을 통해 입북, 개성에서 열차편으로
평양에 도착했으나, 평양역과 평양시내에서 북한주민들이 보인 반응은
매우 냉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