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각국은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국제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온갖
노력을 쏟는다. 한나라의 부강은 결코 우연히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모든 기능이 역할을 제대로 해낼때 발전이 이룩된다.
흔힌 경제문제를 두고 나라의 발전을 이야기 하지만 나라의 발전이
경제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정치 사회 문화는 물론 산업의 각부문 국민의 가치관 의식구조등
모든 것이 나라의 발전에 영향을 미친다.
우린 그동안의 개발과정에서 남보다 빨리 뛰어 왔다. 경제규모가
비교적 작았고 산업구조가 덜 복잡했기 때문에 발리 뛰는만큼 거시적인
효과가 나타났다. 그러한 성장을 발전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발전이란 예컨대 건물이 들어서고 공장의 기계가 바삐 돌아가고
복잡해지고 또한 화려해지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발전은 모든 부문에서 비효율적이고 비합리적인 것이 없어지고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것이 지속적으로 추구되며 또 실현되는 과정을
의미한다.
우리는 다시 뛰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이대로는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국제경쟁에서 낙오될 수 밖에 없다. 더욱이 해외시장에서 우리가
설땅을 잃을뿐 아니라 국내시장을 외국에 빼앗기는 일이 벌어진다.
그러나 물불헤아리지 않고 앞으로만 뛰면 된다는 논리는 아니다.
우리가 발전을 앞당기려면 예컨대 기차는 철로위서만 달려야 하고
건축물은 용도에 걸맞게 튼튼하게 지어져야 한다.
기차가 철로를 벗어나면 어찌 되는가. 기차의 탈선은 기관사나
역무원의 부주의에서도 비롯되지만 애당초 철로를 잘못 놓았거나
보수공사를 게을리했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다.
모든 일에 치밀하지 못하고 적당히 넘어가는 예는 너무나 많다.
와우아파타의 붕괴사고는 모래위에 건물을 지으려는 졸속성과 적당
주의를 웅변해 주었다. 그런데 그런 사고가 터지면 한때 떠들썩하다가
책임자문책으로 얼버무릴뿐 비슷한 사건과 사고는 또다시 줄을 잇는다.
국민적 관심을 그처럼 끌어모았던 신도시아파트공사가 말썽을 빚더니
이제 입주자는 전기 수도 기타 부실공사로 고통을 받고 있다고 한다.
팔당다리공사중 어느날 갑자기 교각이 주저앉는 사고는 무엇으로
설명해야 하는가. 최근의 과천 지하철공사장 붕괴사고는 또 무엇인가.
지반이 약한 지역에 걸맞지 않는 공법을 썼다는 것이다.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 아파트도 관리잘못으로 낡은 아파트가 되고
있는게 한두곳이 아니다.
치밀성이 없고 체계적이지 못하고 대강 넘겨 버린다. 어떤 사고가
생기면 나라가 망할 것처럼 떠들고 흥분하고 난리를 치다가 곧 그걸
잊어버린다.
그래서 무더기로 살마이 죽는 어처구니 없는 사고가 때없이 일어나도
며칠 지나면 면역된 것처럼 아무렇지 않게 느낀다.
어떤 일이든 명실이 서로 맞지 않는다. 현실과 동떨어진 규정을
만들어 놓고 평소에는 아무런 이야기도 없다가 일이 잘못되면 그런
규정을 내세워 야단이다.
예컨대 버스가 사고를 일으키면 으레 들먹이는게 정원초과다.
사고가 안나면 아무말도 없다가 사고가 나야 문제삼는다.
대부분의 아파트엔 비상계단이란게 있다. 화재 기타 비상사태에
대비, 비상탈출을 위한 용도로 쓰이게 되어 있는데 거기에 물건을
가득 쌓아놓았거나 아예 출입구를 봉쇄해 놓고 있다.
어떤 아파트엔 화재에 대비하여 물을 뿜어낼 수 있는 물 호스가
준비되어 있다. 그런데 그건 아파트준공검사를 받기위한 것이었을뿐
정작 물과 연결되지 않는 전시용이었다.
건물에 불이 나면 화재예방 한답시고 야단이다. 그러나 거의
대부분 형식적인 것에 그치고 만다. 거의 모든 비상구는 제구실을
못한다. 걸핏하면 법이나 규정제정을 서두른다.
외국것을 흉내내 조문을 빌려올뿐 그것의 실용가능성, 타당성에
대한 검토는 소홀하다.
치밀성 없기로는 제품설명서도 예외는 아니다.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게 돼있는게 설명서인 경우가 많다. 그건 이미
설명서일 수 없다.
좀더 치밀하고 좀더 체계적으로 모든 일을 풀어가려는 생각과
마음가짐으로 다시 뛰어야 한다. 각 부문이 다른 부문 또는 전체와
어떻게 조화를 이룰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체율대회를 연다고 하자. 매스게임지휘자는 매스게임을, 축구경기
담당자는 축구경기를 진행하려 할 것이다.
이와같은 일이 우리사회에는 많이 벌어지고 있다.
한치의 오차도 용납되지 않는 오늘날 고도기술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예컨대 기차가 탈선되면 문책인사, 부실공사가 들통나면
관련규정을 들먹이고 그것도 모자라면 법제정을 서두르는 임기응변식
졸속적인 일회용 흥분주의는 안된다.
정치성이 있는 사회라야만 선진국으로 뛰어오를수 있는 것인가.
너트(nut) 하나만 빠져도 복잡한 기계가 망가지기도 한다.
다양한 사회는 모든 부분의 너트가 잘 죄어져 있어야 가능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발전이며 선진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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