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산하 세종문화회관이 전속 예술단체들의 예능도 평가를 위해
해마다 실시하도록 되어 있는 오디션을 실시하지 않은채 마치 한 것처럼
서류를 조작하는등 파행적 운영을 일삼아온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8개 예술단체가 전속되어 있는 국내 최대 공연예술기관인
세종문화회관의 산하 단체 운영규칙을 보면 단체들에 대해 매년 연말
오디션을 실시하도록 명시하고 있 다.
그러나 서울시립교향악단의 경우 지난 78년 세종문화회관 개관이래
기존 단원들 에 대해 한번도 정식 오디션을 실시하지 않았으며 나아가
오디션서류를 허위 작성해 온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오디션 절차의 생략은 단원 등급조정에 있어 큰 불만을 낳고 단원들의
나태함을 부추기는 부정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어 합리적이고 공정한
오디션제도의 확립을 통 한 단체의 쇄신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높게
일고있다.
이같은 부조리는 바순연주자 최모씨가 지난 8월 수석진급 오디션에
응시했다가 떨어진후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표면화되었다.
지난 89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공부를 마치고 돌아온 최씨는 90년4월
정식 발령 을 받아 시향 수석연주자로 입단했었다.
입단당시 단원들과의 인화문제를 보아 다시 등급을 재조정할 수 있다는
시향측 의 옵션을 받아들였던 그는 그해 연말 오디션도 거치지 않은채 `
대인관계 ''를 이유 로 부수석으로 강등되었다.
그후 서울시향이 올 8월 신입단원오디션과 함께 수석오디션을 실시하자
여기에 응시했던 그는 같은 부수석이었던 김충배씨가 수석으로 결정되자
불만을 느껴 심사 자료를 구체적으로 조사하던중 놀라운 사실을 알게됐다.
지난연말 자신이 오디션을 받지 않았는데도 받은 것으로 서류가 작성돼
점수가 매겨져있고 부수석으로 강등된 이유도 `인화''문제가 아닌
`기량미숙''으로 기록되어 있었던 것.
그는 현재 이 문제에 대해 시향및 행정지원부서인 공연과와 원만한
타결이 이뤄 지지 않아 출근을 하지 않고 있다.
서울시향은 현재 단원을 예능도에 따라 모두 12등급으로 분류하고
있다. 1등급 은 상임지휘자, 2등급 부지휘자, 3등급 악장, 4등급 수석,
5등급 부수석이며 6등급 부터 12등급까지는 모두 평단원이다.
세종문화회관 산하단체 운영규칙에 따르면 단원은 1년기간의
위촉제이며 예능평 가는 오디션절차를 거치도록 되어있다. 또한 오디션의
객관성및 공정성 유지를 위해 전체 심사위원의 3분의 1이상을 외부
심사위원으로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향의 경우 이같은 정식 오디션을 생략한채 지휘자와
악장, 수석연 주자등 몇몇 내부 관계자의견으로 기존 단원들의 등급을
결정하고 있어 엄정한 오디 션을 통해 기량을 평가받기 원하는
소장파단원들로부터 불만을 사왔다.
한편 오디션문제가 뒤늦게 터져나오자 공연과와 서울시향측은 현재
서로 책임을 전가하면서 이번 오디션에 대한 상충된 주장을 펴고 있어
사태는 점점 더 꼬여가고 있다.
공연과는 8월 오디션은 신입단원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수석오디션은
시향측이 자체적으로 실시한 것으로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는반면
서울시향은 이제까지 관례에 준한 것으로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맞서고
있다.
이와관련 음악관계자들은 " 국내 최대의 공연예술기관인
세종문화회관의 안일한 관료주의적 운영방식이 낳은 결과"라면서 " 이번을
계기로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세종문화회관의 전면적인 운영개선이
진지하게 검토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 다.
그동안 세종문화회관의 문제점으로는 예술과 무관한 구청장출신의
관장인사 <> 관료주의적이고 경직된 운영방식 <> 기획.홍보분야의 전문성
결여 <>행사위주 운 영에 따른 공연기능의 위축 <>공연및 단체에 대한
객관적 평가제도의 미비등이 주로 지적돼왔다.
실제 서울시향의 경우도 정기연주회는 연간 20회에 불과한 반면
행사연주는 40- 50회에 이르고 단원복무규정에는 하루 연습시간이
오전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7시간 으로 되어있으나 현재 연습은 오전
10시부터 낮 12시30분까지 고작 2시간반정도 하 고있다.
이 때문에 외부로부터 시향단원들은 시향이 부업이고 레슨이나
학교강의가 본업 이라는 질책을 받아왔다.
음악평론가 탁계석씨는 " 오디션제가 단원과 지휘자간의 갈등요소로
작용할 수 있어 이를 꺼리고 있지만 이는 사실상 현실에 안주하려는
지휘자와 단원간의 담합행 위로 밖에 볼 수 없다"면서 " 지휘자나 악장등의
개인 감정이 개입될 수 없는 엄정 하고 합리적인 오디션제도를 확립하여
오케스트라의 발전을 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 연간 1백5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세종문 화회관이 진정한 시만문화공간으로 거듭 나려면 더
늦기전에 전문예술 경영인과 예 술감독제 도입,공사체제로의 전환등
다각적인 발전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 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