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소합작으로 소련카자흐공화국에 세워질 백혈병센터는 핵이 없는
21세기를 향한 진정한 평화의 상징이 될 것입니다"
제1호 한소합작병원인 백혈병전문치료센터를 카자흐공화국 수도인
알마아타시 외곽에 건립하기 위해 준비중인 서울혜성병원 임융의원장
(53.대한의학협회보험이사)은 병원설립의의를 이같이 밝혔다.
이 센터는 카자흐공화국측이 병원부지 2만4천평(추가로 1만5천평제공
계획)을 내놓고 한국측이 2백만달러를 들여 건물을 세우고 시설장비를
확보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5층규모로 연건평이 5천평에 이르는 이 센터에는 3백개의 병상이 확보되며
교포5세인 소련연방공훈건축가인 와짐 황의 설계를 바탕으로 이달중순께
착공에들어가 94년말 완공될 예정이다.
50 60명의 의사들이 근무하게될 이센터에는 특히 전세계핵문제 과학자들을
위한 핵과 인체연구소가 부설돼 핵으로 인한 백혈병을 비롯한 각종 질병과
공해문제가 집중 연구된다.
"정확한 통계는 없으나 핵실험의 여파로 카자흐공화국에는 상당수의
백혈병환자가 있으며 또 거의 매일 죽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임원장이 이센터의 설립을 결심하게된 동기는 지난해 5월 알마아타시에서
열린 IPPNW(세계핵전쟁예방의사연맹)연차총회에 참석한 소련의사로부터
백혈병에 걸린 2명의 어린이에 대한 방한치료를 부탁받고서부터 이후
이 문제로 알마아타시를 자주 드나들면서 이곳에 핵실험으로 인한
백혈병환자가 다수에 달한다는 것을 깨닫고 센터설립을 적극 추진하게
됐다고 임원장은 털어놓았다.
(백혈병어린이 2명은 이후 연세대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1명은
건강을 회복,돌아갔으나 상태가 좋지않았던 1명은 사망했다)
"그곳에서 생긴 백혈병이 풍토병이었다면 병원을 세울 이유가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병이 냉전시대의 산물로 태어난 핵개발의 여파라는
점에서 볼때 20세기를 살아온 기성세대가 해결해야될 책임이고 또 의사로서
반드시 실행해야할 책무라는 생각이 들어 이를 결심하게 했지요"
임원장은 한국측이 부담하는 2백만달러는 전국민적인 모금을 통해 확보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과 소련은 과거 좋은 관계는 아니었습니다. 제자신부터가 한국
전쟁으로 인한 이산가족의 한사람입니다. 그러나 과거를 미래의 축복으로
이어갈수 있는 우리국민의 마음이 바로 이지구상에서 핵이 전부 없어지는
21세기 세계평화의 길을 여는 초석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