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 개방파고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외국투자가가 국내
주식시장에 첫발을 들여놨다.
영국의 투자전문관리회사인 쥬피터 틴달 홀딩사가 운용하는 펀드인
KLF(Korea L iberalization Fund)는 9일 증권감독원에 외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투자등록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국내 증시에 참여하게 됐다.
외국인의 주식시장 참여 즉 자본시장의 개방은 세계경제가 자유화를
지향하는 시대적 조류에 따라 불가피한 것이지만 최근 국제수지 적자폭이
갈수록 확대되고 경쟁력 약화로 인한 기업들의 부도사태 등 개방을
능동적으로 수용키 어려운 상황에서 이미 현실의 문제로 다가왔다.
증시개방으로 기업의 자금조달비용 하락 등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되지만 대규모 해외자금유입에 따른 국민경제의 불안정화 및 국부의
해외유출, 기업경영권 침해 가능성 등 부작용이 크게 우려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81년 1월 증권시장 국제화 추진방향을 발표한 이후
자본시장 기능 확충(83.7), 자본시장 육성방안(85.6), 기업의 해외증권
발행방안(85.11)을 잇따라 내놓았다.
특히 흑자기조와 증시활황이 계속되던 88년 12월에는 81년의
자본자유화 계획을 보다 앞당기기 위해 "자본시장 국제화의 단계적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이에따라 그동안 외국인 전용 수익증권인 코리아펀드(KF),
코리아유러펀드(KEF) , 코리아아시아펀드(KAF) 및 주식관련 해외증원 발행
등을 통해 20억달러 정도가 간접 개방돼 있는 상태다.
또 국내 증권사의 해외사무소 36개, 외국증권사의 국내 사무소 24개 등
국내외 증권사 사무소의 상호 진출이 이뤄졌고 금년들어서는 국내 증권사의
런던 현지법인 8개 및 외국 증권사 국내 지점 4개의 상호진출이 허용됐다.
이와함계 지난달 3일에는 내년초부터 시행할 주식시장 개방안을 확정,
주식종목당 투자한도를 외국인 전체에 대해 발행주식총수의 10%를
기본한도로 하고 예외적으 로 공익목적사업 업종은 8%로 더 낮추는 한편
해외증권 발행기업에 대해서는 보다 높게 설정했다.
외국인 1인당 투자한도는 종목당 발행주식 총수의 3%로 제한하는 한편
대외송금은 원칙적으로 자유화하고 최초 투자시에는 증권감독원에
투자등록을 하고 IR(Inves tment Registration)카드를 교부받도록 했다.
또 해외증권의 주식전환분에 대한 국내 재투자를 이달부터 허용해
종목당 외국인 전체로는 발행주식총수의 5%, 외국인 1인은 2%를 한도롤
주식투자를 할 수 있게 했다.
이와관련 증권감독원도 지난 1일 증권관리윈원회를 거쳐 "외국인
주식매매거래 등에 관한 규정"을 제정해 외국인의 범위, 주식매매거래
방법, 투자등록의 절차 등 외국인의 국내 주식투자에 따른 실무기준을
마련했다.
이 기준에 따라 영국 투자관리회사인 쥬피터 틴달 홀딩사가 럭키증권과
공동으로 설립한 펀드인 KLF가 보유중인 전환주식인 대우중공업주
6만7천3백94주를 주식시장에서 매각하고 재투자에 나서기 위해 9일
증권감독원에 투자등록(고유번호 000001 )을 마쳤다.
KLF는 국내 주식거래 상임대리인(럭키증권)을 통해 증권사에 계좌를
개설하고 주식매매에 나서게 되며 지정거래 외국환 은행을 거처 투자원금
및 수익을 송금할 수 있게 됐다.
현재 해외증권의 전환주식은 룩셈부르크의 엥도수에즈 은행소유
1만6천9백78주(5억3천5백만원상당)를 포한 모두 외국인 50명이
8만5천5백93주(20억9천8백만원)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시장이 개방될 경우 해외자금이 얼마나, 어느정도의 속도로
국내 증시에 유입될 지가 증권회사는 물론 각 경제연구소들에게 큰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이는 내년 1월이후 국내 경제 및 증시상황, 환율 등 여러 요인에 의해
크게 달라질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이를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나 현재의 상장주식 시가총액과 투자제한종목(한전, 포철 등),
투자한도 초과분 등을 감안해 전 종목의 투자한도까지 주식을 매입한다고
가정할때 그 규모는 5-6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증권업계에서는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1인당 투자한도가 3%로 규제돼 있어 실질적으로 투자가능한
금액은 이보다 작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증권관계자들은 지난 69년 외국투자가들이 매입한 일본주식이 일본
상장주식 시가총액의 2.9%에 달했던 점을 들면서 이같은 비율로 외국자본이
우리증시에 유입된다고 가정할 때 그 규모는 약 2조5천억원 정도에 이를
것으로 추산.
자본시장이 본격 개방될 경우 국내 증시 및 경제전반에는 상당한
변화가 예고 되고 있다.
증시개방으로 기업들은 자본조달 비용이 줄어들고 자본조달 수단이
다양화돼 수익성 및 국제경쟁력을 보다 향상 시킬 수 있으며 대외지명도를
높일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외국인 지분이 점차 높아져 외국자본에 의한 경영권 잠식이
우려되는 등 경영상의 위험도 그만큼 증대될 것이라는 점도 배제할 수
없다.
또 증시의 유통주식이 발행주식의 30-40%선에 그치는 점을 감안할 때
유통주식의 25% 수준인 해외자금이 주식투자를 위해 대량 유출입될 경우
국내 주가의 폭등과 폭락 등 증시교란 요인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국민경제적인 측면에서도 해외로부터의 대규모 자금유입으로
물가, 통화 , 금리 등 각종 경제변수가 정부의 정책의지에 따라 결정될
소지가 그만큼 줄어들 것 으로 예상된다.
해외자금의 유입으로 통화증발과 함께 물가 불안요인도 배제할 수
없으며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정성도 증대될 수 있다.
또 자본자유화를 효과적으로 수용할 만한 국내 여건이 갖춰지지 못한
상태에서 해외자금이 대규모로 유입될 경우 외환시장에서 원화가치가 상승,
수출산업의 가격 경쟁력 저하와 함게 경상수지의 악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큰 데 남미 여러나라의 개 방사례가 이를 잘 입증하고 있다.
이밖에도 외국인 투자자금의 송금이 자유로와 국부의 유출과 국내
투자자의 손실을 초래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당국에서는 증시개방으로 인한 이같은 문제점을 보다 면밀히 검토,
증시의 안정적 발전과 투자자 보호에 만전을 기함은 물론 증시의 토양인
경제의 선진화를 위해 제조업 경쟁력 회복 등에 더욱 힘써야 할 것으로
증권관계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