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시장이 개방된지 이제 막 1백일을 넘겼다.
유통시장개방이후 전자 의류 자동차 완구등을 중심으로 외국업체들의
한국상륙작전이 본격화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우리 산업계의 충격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준비없이 맞은 개방으로 일부 산업의 경우는 벌써부터
피해를 입고 있기도 하다.
전자업계는 컬러TV 오디오 캠코더등 가전제품수입이 큰폭으로 늘고 서울
강남지역의 수입전문판매점이 하루에 수억원의 매출액을 올릴 정도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에 따라 금성사 삼성전자 대우전자는 성수기인데도 내수판매가 눈에
띄게 줄고 있으며 특히 고가품일수록 매기가 한산한 편이다.
인켈등 오디오전문업체들의 타격은 더욱 크다. 올들어 9월말까지 8개
오디오업체의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정도 늘었다. 그러나
물가상승률 인건비인상등을 감안하면 마이너스 성장인 셈이다.
이같은 시황의 급변은 채산성악화와 함께 심각한 자금난을
초래,중소업체는 물론 중견업체들의 도산이 잇따르고 있다. 케니상사
벽산전자 아남정밀 동양정밀등 20여개사가 부도를 내고 좌초했다.
전자업계의 위기감은 외국의 양판업체와 메이커들의 임박한
진출움직임으로 더욱 고조되고 있다.
일본의 유수한 양판점인 라옥스는 우리 특허청에 상표및 서비스마크출원을
마치고 상륙시기를 기다리고 있다. 베스트전기는 용산전자상가내 전자랜드
선경유통과 제휴를 타진하고 있다.
소니 산요등 메이커들은 국내 판매의 기본이 되는 서비스기사확보에 나서
이미 1백여명을 스카우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6개월에서 1년간의
일정으로 일본에서 연수교육을 받고있으며 연봉 1천7백만원정도를 보장받고
있다.
앞으로 진출이 확실시되는 업체는 일본의 마쓰시타 히타치 아이와 샤프
도시바이며 네덜란드 필립스,독일 텔레풍켄,미국 GE등 10여개사에 이른다.
의류업계의 경우는 이탈리아의 베네통이 1억1천만원의 단독투자로
판매법인설립인가를 받아 직판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필라사도 필라코리아회사를 설립,서울 부산에 매장을 개설하고 수입물량을
대폭 늘려가고 있다.
이외에 일본의 캐빈 아오키인터내셔널 기무라타도 서울등 대도시에서
3백평가량의 직판매장을 찾고있다.
국내업체와 합작으로 진출해 있는 간사이야마모토 미치코런던
산에이인터내셔널등도 일본브랜드의 완제품수입을 늘려가기는
마찬가지이다.
유통시장개방직전 라이선스를 회수해간 웅가로 이브생로랑 랑방등도
독자적인 진출기회를 엿보고 있다.
자동차업계는 일본과 미국의 진출이 가시화되고 있는데 일본업체들은
우리나라의 수입선다변화정책을 피하기 위해 우회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미국에서 생산되는 혼다어코드승용차는 이미 수입판매되고 있으며 닛산
도요타도 한국시장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미국의 크라이슬러는 내년진출을 목표로 쌍용등과 판매문제를 협의중이다.
이회사는 또 지난달 극동지역 판매책임자인 구라모치씨를 한국에 보내
국내종합상사들을 상대로 판매회사를 타진하기도 했다.
타이어업계는 미국의 굿이어 프랑스의 미쉐린 일본의 브리지스톤등 세계
"빅3"타이어사가 직판을 추진,국내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굿이어사는 전국 6대도시에 대리점을 설치,11월부터 판매에 들어간다.
미쉐린타이어는 법인설립을 위해 관계기관에 투자를 신청했으며
브리지스톤은 내년부터 직판에 나선다.
완구는 미 일 네덜란드업체들이 진출준비를 끝내고 시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미국최대 완구업체인 토이즈러스는 내년 진출을 목표로 국내기업인
영유통 리몽드등과 접촉중이다. 토이즈러스는 홍콩 대만 싱가포르
일본등지에 진출,그곳 업계를 휩쓸다시피해 이 업체가 시판을 개시하면
국내업체가 연쇄도산할 것으로 우려된다. 닌텐도 키디랜드 홀링등도 내년
판매를 목표로 뛰고 있다.
문구의 경우도 개방이후 수입증가가 두드러지고 있다. 외국업체들은
편의점이 전국에 확산되어 가는 것을 이용,이곳에서의 판매를 타진하고
있기도 하다.
유통시장개방은 불과 3개월 남짓만에 우리업계에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같은 파장은 적절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한 일파만파로 번질 것이 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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