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외국바이어들의 주문량 감소로 수출이 둔화되는 등 고전하고
있는 국내 신발업계가 위조상표가 부착된 신발의 범람으로 더욱 어려움을
겪고있다.
7일 관련업계와 단체에 따르면 위조상표를 부착한 모조신발은 이미
5천억-6천억원에 달하는 내수시장의 절반 가까이를 점유하고 있는데다
외국시장에까지 깊숙하게 침투, 국내 업체들의 신발수출에 막대한 지장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위조상표 신발은 나이키나 리복, LA기어 등 세계적인 신발상표가
부착된 채 수출추천대상지가 아닌 멕시코 등 중남미지역과 싱가포르, 호주
등지로 수출돼 다시 미국 등 제3국시장으로 유입되는 형식으로 팔려
나가고 있어 수출추천대상지를 전국가로 확대시키지 않는한 단속이 거의
불가능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국내 신발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대량 수입해
가고 있는 미국의 대형 바이어들은 한국산 위조상표신발의 단속을
우리측에 수시로 요구해 오고 있을 뿐만아니라 자사상표를 보호한다는
명분을 앞세워 거래선을 한국에서 동남아 등지로 변경시킬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위조상표신발로 인해 외국바이어들의
주문기피를 더욱 가속화시킨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관련단체와 관계당국이 합동으로 신발류 모조품 방지위원회를 구성,
지속적인 단속을 펼치고 있는데도 이처럼 위조상표신발이 좀처럼 고개를
숙이지 않고 있는 것은 위조상표신발이 내수시장에서 정상적인 신발보다
거의 절반수준에서 판매가격이 형성되고 있고 일반 소비자들도 품질
등에서 차이가 나지 않는 모조신발을 싼 값으로 구매하려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또 각 신발대리점과 일반 소매상들도 위조상표신발이 무자료로 거래돼
세금추적을 피할 수 있는데다 판매이익 또한 정상적인 신발보다 월등히
높아 의도적으로 위조상표신발을 선호해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업계는 위조상표신발을 근절시키기 위해서는 현재 상설기구로
운영되고 있는 모조품방지위원회의 기능을 한층 강화하고 수출되는
신발류에는 상표를 의무적으로 표시하도록 명문화해야 하며 수출추천제를
전지역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강구돼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