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주의가 무너진 탈냉전시대에는 자본주의간의 전쟁이 벌어진다고
대니얼 버스타인은 그의 신저"유러퀘이크"에서 말하고 있다. 이런
자본주의전쟁에서 기업들은 새로운 군사집단으로 그 기능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나라의 힘은 이제 군사력에 있지 않고 기업들이 주도하는
경제력에 있다는 얘기다. 재래의 첩보활동이 소련의 탱크도면을 탐지하는
것이었다면 현재의 첩보활동은 신기술정보에 초점이 맞추어져야 한다는
것이며 그의 주체가 기업들이라는 설명이다. 그리고 기업들이 월등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부 기업 노동의 공동체조직을 제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통독을 주도한 독일의 경제,세계제일의 부국을 이룩한
일본의 경제가 바로 그런 예라는 지적이다.
이처럼 막중한 사명을 떠맡고 있는 기업들은 당연히 건강해야 한다.
건강해야만 지속적 힘을 발휘할수 있고 정부와 노동과 함께 공동체를
구축할수 있는 바탕이 마련될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야만 또한 국민적
지지를 획득할수 있고 더 큰 힘을 얻게 되는 것이다.
이같은 시대적 상황에서 현대그룹을 비롯한 몇몇 기업그룹의 주식이동을
둘러싼 물의는 불행한 사태라고 아니할수 없다. 조사가 끝나봐야 진상을
알겠지만 변칙증여나 변칙상속의 혐의로 많은 그룹기업들이 조사를
받게되는 사안자체부터 지극히 유감스러운 일이다. 그런 일들이 그동안의
관행이었다 해서 정당화될수는 없는 일이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88년부터
작년말까지 3년동안 변칙 주식이동을 하여 국세청에 적발된 기업수가
1,264개에 이른다고한다. 그렇다면 그것은 결코 새삼스러울수 없는
관행이돼 한국경제의 어두운 모습으로 등장한 것은 사실이다.
이번 기회에 위법사실을 공정하게 따져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제도적 허점이 있는가도 가려내어 기업들이 앞으로는 잘못된
관행에 빠지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이 따라야 할것이다.
그런데 지금 시중의 관심을 끄는 것은 원리원칙의 적용이 왜 돌출하듯
나타났느냐는 것이다. 당국이 평소에도 이런 문제에 일관성있게
대응했더라면 문제의 돌출감은 없을 것이고 불필요하게 오해를 살 여지도
없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니까 특정그룹에 대한 차별적
적용이라느니,정치적 복선이 있다느니 하는 의혹을 낳게 하는 것이다.
우리는 아무런 정치적 저의가 없다는 정부의 발표를 믿고 싶으며,그러자면
문제를 공정하고 차분하게 처리해야 할것이다.
한국경제가 가장 어려운 이때에 이런 일이 터진 것을 우리는 또한
우려하고 있다. 정부 기업 노동이 공동체가 되어 경제난 해결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인데 유수한 그룹들과 정부가 갈등을하고 있는듯한 형국은
한심스러운 일이다. 기업들이 과거의 군사력을 대신하는 국가의 힘이
될수있게 하기 위하여도 이번 단안이 조속하고 공정하게 매듭지어지기를
간곡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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