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경제연구기관들의 내년도 경제전망이 예상외로 어둡게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성장이 둔화될것으로 예상되는데도 불구하고 국제수지적자폭은
금년보다 훨씬 늘어나고 물가상승세는 쉽게 꺾이지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연구기관간의 전망에는 상당한 차이를 나타내고 있으나 종합적으로보면
대부분 금년보다 악화되거나 최소한 금년보다 개선되지못할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민간연구기관들중에서는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대우와
삼성경제연구소가 다같이 극히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내년도 경제성장률은 대체로 7.5%내외가 주종을 이루고 있어 다소
진정될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과소비등에 대한 경각심제고등으로
민간소비지출이 금년의 10%이상에서 7 8%로 줄어들 것이라는데 근거를 두고
있다.
그러나 설비투자등 고정투자는 사회간접시설의 확충필요성등으로 보아
급격한 감속이 어렵기때문에 획기적인 둔화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우리경제의 바람직한 성장견인차로서의 수출증가도 큰 기대를 할수
없다는 점이 더욱 우려를 낳게 하고 있는 실정이다.
민간경제연구기관들은 내년도 수출증가율을 10 13%선으로 보고있다. 이중
삼성과 대우는 다같이 13%증가를 예측했고 럭키금성은 10.1%,제일과 쌍용은
12.7%와 13.0%를 전망했다. 결국 13%증가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셈이다.
반면에 수입은 금년보다 8.5 14.1%로 증가율 예측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대우와 삼성은 다같이 14%를 예측,수출증가율을 앞설것으로
보고 있다.
수출부진 수입증가세지속의 근거는 우선 우리나라의 수출경쟁력이 급격히
떨어져 있는 상태에서 내년에도 이를 개선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예컨대 기업의 명목 임금상승률은 대부분 15%내외를 점치고
있어 내년에도 큰 폭의 임금상승이 지속될 것이고 김리는 올해보다 더 높은
수준에서 결정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고금리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는 이유는 정부가 표면상 긴축의지를 내세울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자금
수급이 원활치 못한데다 김리자유화추진등으로 금리상승의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꼽고있다.
또 이같은 상품의 가격경쟁력요인등이 하루아침에 개선될수 없는
것들이어서 내년은 최소한 치유돼가는 과도기로 볼수 밖에 없어 획기적인
수출증가를 기대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한가지 긍정적인 측면은 원화의 평가절하가 어느정도 이뤄져 가격경쟁력에
도움이 되겠지만 인위적인 조작이 어려운 상홍에서 급속한 수출회복에는
미흡한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내년말의 원화
환율을 달러당 7백65원으로 현재보다 달러당 20 25원가까이 평가절하될
것으로 보았다.
결국 이같은 상황에서 국제수지도 개선보다는 악화될 것이라는 결론이다.
삼성과 대우경제연구소는 통관기준으 수출과 수입차액을 1백39억달러와
1백45억달러로 극히 비관적으로 본반면 럭키금성과 쌍용경제연구소는
1백8억달러와 1백억달러를 각각 예측,대부분이 1백억달러는 넘을 것으로
보았다.
특히 삼성과 대우는 무역외수지나 이전거래등을 감안한 경상수지적자도
각각 1백1억달러와 1백1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정부가
내다보고 있는 금년도 경상수지적자폭이 60 70억달러이고 보면 적자폭이
크게 늘어나리라는 분석이다. 반면 럭키금성경제연구소는 경상수지적자를
75억달러,제일과 쌍용은 50억달러와 55억달러를 예측,비교적 낙관을 하는
편이었다.
물가예측은 상당한 견해차를 보이고 있다. 가장 높게 분석한 곳은
제일경제연구소로 12%를 내다봤고 대우는 10%,삼성과 럭키금성은 8.5%와
8.3%를 예측한반면 쌍용은 7.5%에 달할 것으로 보았다. 이같은 수치역시
숫자상으로는 금년보다 다소 낮은 것이지만 전반적으로 고물가추세가
진정되지는 못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렇게보면 연구기관들의 전망은 다소 비관적인 측면이 강하게 부각되고
있다. 물론 이같은 전망의 기저에는 민간경제계의 어려움을
좀더부각시키려는 다소 의도적인 측면도 전혀 배제할수는 없나 다소 의외의
결과로 비쳐지고 있다.
특히 이들 연구기관들이 내년도 세계경제는 금년보다 훨씬 좋은
상황으로 반전될 것이라는 전제하에 전망한 것들이어서 더욱 주목을
끌고있다. 이들 연구기관들의 세계경제전망은 우선 세계경제성장률이
금년의 1.1%에서 내년에는 2.8%로 높아지고 세계교역신장률도 금년의
4.5%에서 내년에는 5.8%정도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있다.
이같이 세계경제의 밝은 전망에도 불구하고 국내경제상황의 악화예측은
비경제요인으로써 본격화되는 선거가 가장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는
때문이다. 본격화되는 선거에 대비해 정부의 경제정책이 당초
의도대로 집행되지못하고 특히 긴축의지등도 퇴색할수밖에 없다는
현실적 장외변수를 감안한 때문으로 볼수있다. 또한 정부의 때늦은
처망으로 인해 가장 문제가되고 있는 수출산업의 경쟁력회복에 다소 시간이
걸리고 매수진정이라는 정책목표도 차질없이 진행되기는 어려울것이라는
판단이 지배적이어서 모든부문의 정책효과에 대한 의구심이 짙게
깔려있다고 볼수있다.
때문에 이들 연구기관들이 건의한 대책도 각양각색이다. 우선 금융정책에
있어서 확대를 통한 공급애로의 해소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는 의견과
긴축을 강화해 총주요를 관리해야 한다는 피상적이고 원론적인 처방이
함께제시되고 있다.
물론 수출경쟁력을 회복시켜야 한다는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으나
원화가치를 대폭 떨어뜨려가격경쟁력을 확보해줘야 한다는
환율인상를론에서부터 고임금.고금리의 완화,소비및 건설투자의 진정등이
건의되고 있다.
그러나 가장 눈길을 끄는 대책중의 하나는 정치.사회적인 분위기를
안정화방향으로 쇄신시키는 일이 무엇보다 급선무라는 지적이다.
선거에따른 들뜬분위기와 "내탓 네탓"을 따지는 사회풍조,내돈 내맘대로
쓰겠다는 이기주의적 발상등 우리사회에 만연하고있는 잘못된 사고와
관행들이 고쳐지지않는한 아무리 좋은 정책을 세워도 건전한 경제발전이
이뤄질수 없음을 인식하는것이 급선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