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당 5천만원 융자도 연립및 다세대주택이 안팔리자 최근 건축주
들이 승용차를 경품으로 내걸고 가구당 융자를 3천만 5천만원까지
알선해주는등 고객유치에 안간힘을 쏟고있다.
25일 주택건설업계에 따르면 이같은 미분양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16-17평짜리 서민용다세대주택에도 매직쉐프주방기구와 비디오폰을
설치해주는가하면 바닥을 대리석으로 바꾸어주고 출입문을 스테인리스로
달아주는등 마감재 고급화 경쟁을 벌이고 있으나 한번 꺾인 매기를
부추기기엔 역부족이다.
서울은평구증산동 R빌라 건축주 김만기씨(43)는 "단독주택 3채를 사들여
다세대주택 19가구를 지은지 한달이 지났는데도 아직 5가구밖에 분양이
안돼 은행돈을 갚기위해 사채를 빌려쓰고 있다"며 "이달말까지 팔리지
않을경우 도산할 수밖에 없는 긴박한 사정"이라고 하소연 했다.
도봉구미아동에 연립주택 15가구를 분양중인 최기호씨(47)도 "마감재를
수입품으로 바꾸는데 5천만원을 더들이고 티코1대를 경품으로 내걸었으나
분양이 안돼 할수없이 전세를 놓고말았다"면서 건축비로 투입한 10억원을
회수할 길이 막막하다며 한숨지었다.
연립및 다세대주택은 지난해까지만해도 착공되기가 무섭게 팔려 땅만
확보하면 선분양을 통해 건축비를 조달,집을 지을수 있었으나 요즘은
부동산경기침체로 상황이 완전히 뒤바뀐 것이다.
서울 강남의 양재동이나 강북의 구기동 평창동등 교통입지나 학군등이
좋은 지역에 지어진 대형빌라 연립등은 그나마 분양실적이 나은편이나
신도시 주변인 성남 안양 군포 부천등지에 10 20가구씩 지어진 서민용의
연립 다세대주택은 분양이 안된 빈집들이 수두룩하다. 이때문에 역곡
안양등지의 전철역엔 연립 다세대주택 판촉직원들이 미니버스를
대기시켜놓고 집구경 갈 손님들을 모으는 진풍경이 주말마다 벌어지고있다.
평촌신도시 인접 안양지역엔 지난3월에 공사를 끝낸 안양8동의 K빌라
2개동 16가구중 1채만이 팔렸으며 관양동 G빌라 비산동 H빌라등도 분양이
제대로 안돼 건축주들이 울상을 짓고있다.
분당신도시가 들어서는 성남의 경우도 60여동 4백80여가구의 다가구주택이
분양중이나 분양률이 평균20%에도 못미치는 실정이다.
성남시 은행2동에 분양중인 A빌라(8가구)는 분양실적이 저조하자 에어컨을
집집마다 설치해주겠다며 분양광고를 냈다.
수원시 우만동 G하이츠빌라(48가구)는 독일제 세탁물건조기를 계약자에게
무상지급한다고 선전하고있고 파장동 H빌라는 프라이드승용차를 경품으로
내걸었다. 또 수원시 연무동S빌라는 마을버스를 기증하겠다는
약속까지하며 고객유치에 열을 올리고있으나 분양실적이 절반을 겨우
넘어섰다.
안양시 호계동 O빌라는 분양이 안되자 평당 분양가를 1백만원씩 낮추어
분양하고있다.
연립빌라등은 20가구미만의 소규모단지를 형성하고 있기때문에 아파트에
비해 생활기반시설이 부족하고 계단등 공유면적으로 빠져나가는 부분이
같은 평형의 아파트에 비해 최고 5-7평씩이나 더 많아 분양가격이
상대적으로 더 비싼 편이다.
은평구 서대문구등 다세대가 많이 지어진 강북지역의 경우 건축주들이
평당 5백만원선에 단독주택을 사들여 3-4층 규모의 다세대를 짓고있는데
아파트수준으로 자재를 쓴다해도 분양가는 평당 5백만원선에 이른다.
이에반해 내달분양하는 중계2지구의 같은 평형인 민영아파트는
채권상한액을 다 써넣어도 분양가격이 1억7천만원밖에 안돼 가격경쟁에서도
불리할수밖에 없다.
더욱이 신도시아파트에서조차 미달사태가 발생하는등 주택경기가
전반적으로 침체기에 접어든 요즘 빌라 연립주택들은 구조적으로 고전할수
밖에 없다는것이 부동산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