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련 보수파의 쿠데타가 실패로 돌아간 이후 활동을 정지당해
사실상 소멸의 길을 걷고 있던 소련 공산당내 일부세력들이 20일 소련
공산당을 승계할 새로운 정당의 결성 계획을 발표했다.
신당 창당 조직위원회 위원인 비야체슬라프 테레호프는 이날
타스통신과의 회견 에서 " 소련 공산당내 한 분파인 `마르크스주의 강령''의
조정위원회는 `공산주의 노동자 동맹''이란 이름의 신당을 창설키로
결정했다"고 밝히고 "신당은 공산주의 신념 을 고수하고자 하는 결연한
의지의 공산주의자들을 규합하고자 한다"고 천명했다.
`마르크스주의 강령''은 소련 공산당이 활동할 당시 당의 공식기구들이
비민주적 이라고 주장하면서 이들 기구에 대해 사실상 반대입장을
취해왔다.
테레호프는 "우리는 모스크바 뿐만 아니라 `마르크스주의 강령''이
세포조직을 갖고 있는 곳이면 우크라이나, 우랄지방, 시베리아, 카프카즈
산맥 일대 공화국등 어디서든 활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르크스주의 강령''은 우선 공식단체로 등록한후 2-3개월내에 이에
기초한 새 로운 정당을 결성할 계획이다.
테레호프는 새로운 정당을 이끌어갈 주요 이념가로 알렉세이
프리가린을 지목했 는데 프리가린은 조직위원 가운데 유일하게 소련 공산당
중앙위원을 맡고 있으며 앞 서 러시아 공산당 중앙 위원회 산하
`정치분석및 전망센터''의 책임자도 역임한 바 있다.
테레호프는 이어 "새로운 정당의 조직관계자들은 정치적 극단주의를
수용하지 않으며 니나 안드레예바같은 신볼셰비키 정통 공산주의자들이나
알렉산데르 루츠코 이가 이끄는 `자유기업당''등과는 협력하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했다.
신당 조직 위원회는 최근 한 모임에서 지난달 쿠데타이후 소련의
사태전개를 ` 반혁명 쿠데타''라고 규정하고 "소위 민주세력을 자처하는
자들이 불법적인 수단을 통해 공산당을 소련 정치무대에서 제거했다"고
주장하는 결의안을 채택한 바 있다.
신당 창당 추진자들은 `공산주의 노동자당''이 고전적인 용어로는
좌파로 분류됨 을 인정하고 있으며 소련 공산당의 일부 재산에 대해
소유권도 주장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