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할 구청의 허가없이 자연녹지지구를 불법매립한 한국도로공사
감독관등이 경찰에 입건돼 조사받는 과정에서 국군기무사의 압력으로
불법매립공사를 강행, 자연녹지를 훼손한 것으로 밝혀져 말썽이 되고 있다.
서울송파경찰서는 16일 자연녹지지구 가운데 저지대를 불법매립토록
지시한 한국도로공사 판교 현장감독관 허복일씨(38)등 2명과
허씨등으로부터 부탁을 받고 토사를 매립해온 중기임대업자
유두열씨(51.서울 강동구 성내동544)등 모두 3명을 도시계획법위반등
혐의로 입건 조사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허씨등 2명은 지난 7월15일부터 지금까지 판교-구리간
고속도로 공사현장 부근인 서울 송파구 장지동 104번지 일대 5천여평의
저지대를 유씨에게 의 뢰해 매립토록했으며 유씨는 시중 공사현장등에서
생기는 흙을 이곳에 매립하는 조건으로 15t 트럭 1대당 1만5천원-2만원씩
모두 2천 트럭분 3천여만원 상당을 받아 챙겼다.
관할 송파구청은 이에앞서 지난달 29일부터 담당직원이 몇차례
공사현장에 찾아가 공사중단을 요구했으나 "민간인이 군부대 지역에 왜
들어오느냐"며 저지당한뒤 지난 12일 "허씨등이 고속도로 건설을 명목으로
도시계획 사업실시인가를 받아 매립 공사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고속도로 건설규정을 무시하고 50m 이상 주변지역까지 불법매립했다"며
송파경찰서에 허씨등을 고발했다.
허씨등은 그러나 경찰의 조사과정에서 "문제의 땅은 지난 88년 11월
고속도로 건설계획 당시 합의각서를 통해 고속도로 건설후 공사구간안에
있던 국방부 소유 토지와 맞바꾸기로 하고 한국도로공사가 매입한
땅"이라고 밝히며 "지난 7월 중순께 부근 국군기무사 소속 모부대의
요청으로 이 부대 부대장과 군수계장 현모중사등의 감독 아래 매립공사를
실시했다"고 말했다.
허씨는 또 " 처음에 도로공사와 국방부간의 합의각서에 포함된 이 지역
8백m 구간의 방음벽설치 계획이 비용등을 이유로 철회됐다가 부근
군부대의 항의를 받고 방음벽 공사를 다시 추진하게 되면서 10월말
고속도로 완공 시한까지 매립공사를 끝내도록 함께 요청해와 이를 강행할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허씨는 이밖에 "이 지역이 도시계획 사업 인가후 토지형질변경 허가를
받아야하는 택지개발 예정지역이나 매립요청 당시 군부대측이 이미
당국으로부터 허가를 받아 놓은 줄 알았다"면서 매립요청 이유에 대해서는
"미리 이 지역을 매립해 놓고 오는 10월말 고속도로가 완공되면 환지를
받아 이 지역에 부속건물을 짓는 등 다른 효과를 기대했던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현행 도시계획법 4조 1항에 따르면 도시계획구역내에서의
토지형질변경등을 위해서는 관할 시장이나 군수의 허가를 얻도록 규정돼
있으며 이를 어길 경우 6월이하의 징역이나 3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도록
돼 있다.
이에대해 국군기무사측은 "공사를 요청한 바도 없고 이에 관련해
아는바가 없다 "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