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자금사정 악화및 수출환경악화에 따른 판매부진 등으로 도산위기에
몰린 기업들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사례가 최근들어 크게 늘고 있다.
그러나 일부 기업들은 재정파탄 및 부도위기를 일시적으로 모면하고
손쉽게 회사를 살려보갰다는 의도에서 법정관리제도를 악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올들어 서울민사지법과 수원. 인천지법 등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3개
지법에 법정관리를 신청한 기업들은 13일 현재 모두 18개사로 지난해의
9개사에 비해 배로 늘어났다.
이들 회사중에는 지난 2일 법정관리를 신청해 수원지법으로부터 회사
재산보전처 분 결정을 받은 동양정밀공업과 흥양 등 상장회사 2개사와
수서택지 특혜분양으로 말썽을 빚었던 한보주택 등이 포함돼 있다.
흥양과 명성전기, 신화기공등 3개사는 관할법원으로부터 회사정리절차
개시결정이 내려져 법정관리에 착수했으나 한보주택 등 나머지 15개사는
법정관리 여부를 심 리중이며 회사재산보전처분 결정만 내려진 상태이다.
법정관리제도는 파산절차와는 달리 재정파탄에 직면한 회사를
되살려내는 회사 갱생절차로서 법정관리를 받게 되면 회사의 모든 채무가
동결되고 이자지급의 부담 없이 경영정상화를 도모할 수 있다.
결국 기업은 회사채무변제의 유예, 채무의 면제 또는 감면,
이해관계인의 권리변경등 강력한 사법적 수단을 통해 재기를 모색할 수
있는 이점을 누리게 되는 반 면 채권자나 주주는 양보와 희생이
불가피하다.
이처럼 기업의 입장에서 볼때 법정관리가 특혜와 다름없다는 인식이
확산된 것은 한보주택이 지난 3월2일 서울민사지법에 회사정리절차개시
신청을 내고 회사재산 보전처분 결정을 받은 이후 부터이다.
이에 따라 회사가 재정적 파탄에서 벗어나 경영이 정상화됨으로써
이해관계자를 보호하는 제도의 법적 취지와는 달리 기업의 대주주나
임원들이 사법적 수단에 안주, 방만한 경영의 책임을 모면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크다는 비판이 거세다.
이는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주체가 회사자신 <>납입자본금의 10%이상에
해당하는 채권을 가진 채권자 <>총발행주식수의 10% 이상을 소유한
주주로 돼있으나 실제로 채권자나 주주가 신청한 전례가 없었던데서도
드러나고 있다.
또한 "법정관리= 특혜"라는 의혹은 다수의 투자자들을 보호할 책임을
져야 마 땅할 상장회사들이 법정관리 신청과 같은 회사경영에 관한
중대정보를 주주에게 즉 각공표하지 않는 부도덕한 면모에서 더욱
증폭되고 있다.
동양정밀공업은 지난 2일 법정관리신청을 낸 뒤 11일 회사재산보전처분
결정을 받아놓고도 증권거래소가 주권의 매매거래중단조치와 함께
조회공시를 요구한 11일 까지 공시를 기피했다.
이 회사는 당일 공시토록 돼있는 현행 규정을 무시한 채 법정관리신청
사실이 보 도된 12일에야 뒤늦게 이같은 사실을 공시함으로써 영문도
모르고 이 회사의 주식을 사들인 투자자들에게 큰 피해를 입힌 셈이다.
흥양도 자금사정 악화에 따른 금융비용의 증대로 부도위기에 몰리자
지난 7월 1 5일 인천지법에 법정관리를 신청, 긴급피난처를 구했으나
3일후에야 이같은 사실을 공시하는 불성실한 태도를 보였다.
흥양은 더구나 법정관리신청 정보를 독점하고 있는 기간중 대주주 및
임원들이 보유지분을 대거 매각처분한 것으로 알려져 증권거래소의
매매심리를 받는 등 미공 개정보를 이용한 내부자거래 의혹까지 사고
있다.
지난 4월4일 대전지법에 법정관리를 신청한 금하방직도 회사재산보전
처분 결정이 내려진 1주일후(12일)에야 뒤늦게 법정관리신청 사실을
공시, 동양정밀공업이나 흥양과 마찬가지로 공시지연에 따른 불공정
공시법인으로 지정됐다.
한편 올들어 수도권지역에서 법정관리를 신청한 기업은 다음과 같다.
<>한보주택 <>흥양 <>동양정밀공업 <>태림 <>대양전자 <>아진인터내쇼날
<>우양정기 <>보성 <>대일산기 <>현대특수제지 <>송앙실업 <>동명산전
<>진명실업 <>라도전자 <>명성전자 <>신화기공 <>우일 <>세왕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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