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남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10년전 성폭행당한 30대
여자가 정신질환에 시달리며 여러차례 자살을 기도하다 끝내 목숨을
끊고만 사실이 밝혀져 성폭행 범죄에 대한 사회적인 경각심을 새삼
일깨우고 있다.
지난 7일 상오 10시30분께 서울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2지구 아파트
김모씨(60) 집에서 성폭행을 당한 악몽에 시달려온 김씨의 맏딸(31.무직)이
25m 아래 잔디밭으로 투신, 자살했다.
경찰은 숨진 김씨가 남긴 메모지에 "죽고 싶다. 살아서 뭣하나"는 등의
낙서가 있었던 점과 폭행당한후 수차례 자살을 기도했었다는 가족들의 말에
따라 김씨가 일단 자살한 것으로 추정했다.
가족들은 숨진 김씨가 S여대 2학년에 재학중이던 지난 81년 3월말
귀가도중성 동구 능동 어린이대공원 후문 부근에서 20대 남자
1명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뒤 수면제를 다량 먹고 자살을 기도하거나
주변 사람들과의 접촉을 회피하고 실어증세를 보이는 등 정신질환을
앓아왔다고 말했다.
김씨는 1년뒤인 82년 3월 "동료 학생들이 나를 이상하게 보는 것
같다"며 K대 3학년으로 편입학했으나 다시 극약을 복용해 병원으로 옮겨져
3개월간 입원치료를 받았다.
김씨는 26세때인 85년 12월에도 친구의 결혼 청첩장을 받자 또 자살을
기도한 이후 정신병원에서 통원 치료를 받아왔으며 그후에도 여러차례 계속
자살을 기도했다는 것.
김씨는 한때 가족들의 권유로 결혼을 하기 위해 선을 보기도 했으나
"결혼을 하더라도 내가 겪은 일때문에 파혼당할 것"이라며 결혼을
회피하는 등 극심한 피해의식에 시달려왔다고 가족들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