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공동체(EC) 회원국들은 9일 경제력이 강한 회원국들로 하여금
우선적으로 통화 단일화를 실현토록 하자는 네덜란드의 제안을 놓고
심각한 의견 대립을 보였다.
EC 회원국들은 이날 브뤼셀에서 열린 재무장관 회의에서 EC 단일통화
체제에 참여할 수 있는 회원국 자격을 인플레율이 낮고 환율 변동폭이
적으며 과도한 예산적자를 갖고 있지 않은 국가로 우선 한정하자는
네덜란드의 제안을 논의했으나 독일과 영국측은 네덜란드의 제안에
환영을 표한 반면 이탈리아, 프랑스, 그리스, 포르투갈 , 아일랜드는
강력한 반대 입장을 보였다.
EC의 윤번제 의장국인 네덜란드는 이에 앞서 EC 통화 단일화 계획과
관련한 회원국들의 의견조정을 위한 절충안으로 이같은 제안을 내놓았다.
이 제안은 지난해 영국을 제외한 회원국들이 창설키로 합의했던 완전한
중앙 은 행 형태 보다는 ''유럽 금융 기구''를 오는 94년 1월 설립, EC의
단일 통화가 될 것으 로 보이는 유럽통화단위(ECU)를 강화하고 회원국간
통화정책조정을 장려토록하는 한편 이같은 공동의 중앙 은행을 출범시키기
전에 회원국들이 인플레, 예산 적자, 기타 경제지수를 적정규모로 운용토록
하고있다.
네덜란드의 제안은 이어 낮은 인플레및 예산적자등과 같은 경제적
여건을 충족 시킨 국가들이 통화 단일화를 위한 최종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할수 있으며, 최소한 6개 국가들이 합의, 통화 단일화를 추진토록
하고있다.
그러나 이같은 제안에 대해, 귀도 카를리 이탈리아 재무장관은 "이
제안이 승 인될 경우, 경제및 통화 단일화를 위한 EC의 야심찬 계획은
EC의 것이아니라 특정 회원국을 위한 계획으로 바뀔수 있다면서 강력한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카를리 장관은 특히 낮은 인플레등의 경제적 조건을 충족시키는 최소한
6개국이 통화 단일화의 최종 단계에 들어갈수 있도록한 조항에 반대하면서
" 이는 EC의 기본 원칙에 모순되는 것"이라고 지적, 네덜란드가 제시한
경제적 조건이외에 다른 조건 들로 포함시키라고 말했다.
이탈리아를 비롯, 포르투갈, 그리스, 아일랜드등은 이같은 계획이
경제력이 강한 국가로 하여금 경제력이 약한 회원국보다 먼저 통화단일화를
추진토록 함으로써"2단계 유럽"을 형성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반대입장을
나타냈다.
또한 벨기에를 포함, 대다수 회원국들은 최소한 6개 회원국으로 우선
통화 단일 화를 실시토록 하자는 조항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호르스트 쾰러 독일 재무 차관과 노먼 라몬트 영국 재무장관은
네덜란드의 제안을 지지했으며 윔 코크 네덜란드 재무장관도 이날 회의가
끝난후 네덜란드의 제안이 ''2단계 유럽''을 만들 의도를 갖고있지않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 참석한 필리페 마이스타트 벨기에 재무장관은 EC가
소련에 대한 원조제공방안을 다시 고려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EC는 소련
중앙 정부만을 접 촉대상으로 하지않고 연방 공화국들과도 적절한 접촉을
가지는 방안도 배제하지않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