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마침내 "국제수지개선대책"을 엊그제 경제장관간담회에서 결말
지어 발표했다. 반응은 신통치않다. 우선 급한 불을 끄고보자는 속셈의
땜질처방이라느니,혹은 미봉책에 불과한 대책이라는 등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내용을 들어다보면 그런 반응이 결코 억지가 아님을 금새 알수있다.
게다가 별 도움이 안될것같은 대책들이다. 특히 원유비축물량을
10일분가량 줄여서 수입을 얼마쯤 축소해보려는 생각은 선수금을
받는다든지 밀어내기 또는 부풀리기 수법으로 수출금액을 어느순간
확대하는 것과 별로 다를바 없다. 그렇게 수출목표를 채운 적도 과거엔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나 이번 대책에서 정작 불만스럽게 생각되는 것은 내용보다 당국의
자세다. 정부는 아직도 국제수지문제를 그렇게 심각하게 보고있지 않은게
분명하며 그렇기때문에 자연 내용있는 대책이 나올수가 없는것이다.
정신없이 불어나고있는 무역적자를 단기간내에,가령 연말까지 남은
3,4개월기간중에 어떻게든 좀 줄일 묘안을 찾기 힘든 현실적 제약은 물론
안다. 하지만 정부의 늑장대응은 비판받아야한다. 그런 정도의
대책이라면 진작 나왔어야 옳았고 또 그랬더라면 조금은 효과가 있었을는지
모른다. 자주 지적하는 점이지만 이번에도 정부당국은 실기하는 잘못을
저질렀다.
뒤늦게나마 개선대책을 제시한것은 일단 평가해줘야겠지만 보다
종합적이고 근원적인 대책을 서둘러 강구하지않으면 안된다.
늦기전에,그리고 더 큰 고통이 수반될 고단위처방을 동원해야하는 사태가
닥치기전에 손을 써야한다.
종합대책의 구체내용과 수단들은 앞으로 연구해야할 과제지만 반드시
유의해야할 몇가지 전제가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식과 분위기의
전환이다. 한국경제가 지금 직면하고 있는 문제가 엄청나고 그것을
해결하기위해서는 모든 경제주체가 욕구를 자제하고 고통을 인내할 각오가
되어있어야 한다는 점에 우선 전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으면 안된다.
그래서 다시 열심히 일하고 불요불급한 소비,분수에 넘치는 소비를 삼가는
사회분위기가 조성되어야한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역시 정부의 정책의지와 방향을 믿고 따를수 있게
만드는 일이다. 그러자면 정부자신이 솔선하지 않으면 안된다.
다시말해서 국제수지방어를위한 종합대책은 정부자신의 능동적인 참여와
솔선적 행동을 포함하지 않으면 안된다.
정부만이 아니다. 정치권과 사회지도층의 각성도 못지않게 중요하다.
말로는 안정우선과 긴축으로의 정책기조전환을 역설하면서 실상은 선거를
의식한 예산부풀리기에 정부이상으로 앞정서는 정치권의 자세에 변화가
없는한 문제해결은 어렵다.
금년만 어떻게 넘기고 압력과 주름살을 내년으로 떠 넘기는 처방은
금물이다. 이번 대책이 바로 그런 것이다. 정책기조와 분위기자체를 바꿀
과감한 대책이 나와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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