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고슬라비아 크로아티아공화국내 도처에서 30일 공화국 방위군과
세르비아인 민병대간에 치열한 전투가 벌어져 75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양측이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유럽공동체(EC)는 연방군과 세르비아
공화국측에 대해 다음달 1일까지 휴전에 들어갈 것을 요구하는 최후통첩을
발표했다.
크로아티아 HINA통신은 이날 부코바르와 보로보 나셀랴등 공화국내
여러 지역에서 공화국 방위군과 세르비아인 무장세력간에 전투가
벌어졌으며 특히 도나우강에 접해 있는 부코바르의 공화국군 거점지역은
세르비아인들로부터 공중과 지상공격뿐 아니라 강을 타고온 전함으로부터
포격까지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크로아티아 TV는 이날 저녁방송을 통해 자그레브 서쪽 페카지역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공화국 방위군이 세르비아인 무장조직원 50명을
사살했다고 주장했으며 유고 관영탄유그 통신은 29일 벌어진 브르긴모스트
전투에서 크로아티아 방위군 25명이 살해됐다고 전했다.크로아티아
국방부측은 그러나 탄유그 통신의 보도 내용을 부인 했다
분쟁지역 상황과 관련,즈라브코 토마치 크로아티아 부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연방군 소속 탱크들이 최근 전투가 집중적으로 벌어진
크로아티아 동부 슬라보니아 국경지대에 집결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EC는 유고 분쟁당사자들에게 최후통첩을 발표, 다음달 1일까지
크로아티아 공화국내에서 휴전을 성립시킬 것과 EC 휴전감시단의 활동및
평화회담 참여 동의를 요구하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3일
헤이그에서 EC회원국 외무장관 긴급회의를 소집,대책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C성명은 슬로보단 밀로세비치 세르비아공화국 대통령이 "휴전 상황에
대한 국제적 감시와 크로아티아내 EC 감시단의 역할 확대를 계속
거부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다음달 3일의 EC 긴급 외무회의에는 EC의
휴전중재 노력을 받아들이는 측만 참여시킬 것이라고 강조,세르비아측이
최후통첩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회의에서 배제시킬 것임을 분명히
했다.
EC 외무장관들은 유고의 분쟁 당사 공화국 대표 3명과 EC 대표 2명 등
모두 5명으로 중재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며 특히 유엔과
CSCE(유럽안보협력회의)가 유고사 태에 적극 개입, 문제 해결에 나서도록
촉구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29일 파리에서 프랑수아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과 회담을
가졌던 밀로세비치 세르비아 대통령은 EC측 평화안에 대해 "건설적 정신에
입각,시한전까지 입장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무부는 세르비아공화국 지도자들과 유고 연방군은 "유고가
내전이라는 비극적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는데 대해 특별하고도 점점
무거워지는 책임을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한편 연방정부와 크로아티아공화국은 EC가 내놓은 평화회의 개최 및
휴전감시단의 배치안 등에 대해 지지 의사를 밝혔다고 탄유그 통신이
보도했다.
안테 마르코비치 유고 연방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연방간부회가 즉각
회의를 소집 , 휴전 감시및 국제평화회의 개최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연방정부측이 EC의 휴전안을 "만장일치"로 승인했음을 강조하면서
"분쟁당 사자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결정이나 강제성을 띠는 국경선
조정없이" 전쟁 종식을 위한 합의에 도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르코비치 총리는 이어 "연방정부는 모든 협상에 참가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면서 유고 평화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회담에는 연방과 각
공화국 지도자들이 모두 참가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한편 수십만명의 유고인들은 동족상잔의 민족분규에 항의하는 대대적인
시위를 벌였다.
크로아티아 수도 자그레브에서는 지난 29일 2만여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평화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면서 연방군이 내전에 개입한데
대해 항의를 표시했다.
베오그라드에서도 시 외곽에 위치한 연방군의 티토기지에 3천여명의
군장병 부모들이 모여 연방 국방장관 면담을 요구하며 24시간 농성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