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그 미하일로비치 소콜로프 주한 소련대사(54)가 30일 낮 12시40분
소련 국영 아에로플로트 항공편으로 귀임,"노태우대통령에게
보내는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의 친서를 휴대하고 왔다"고 밝혔다.
스콜로프대사는 김포공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지난 6년간 추진한 개혁.개방정책이 소련국민들 사이에 뿌리내렸기
때문에 과거로 돌아가 자는 정치적 음모의 쿠데타가 실패할 수 밖에
없었다"며"쿠데타 실패로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들과의 협력,특히
경제협력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콜로프대사는 이번에 귀임하면서 반쿠데타 소식이 전해진 직후
노태우대통령이 보낸 격려전문에 대한 답신형식인 고르바초프대통령의
친서를 갖고 왔으며 31일 청와대를 방문,노대통령에게 이 친서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쿠데타 발생 당시 가족과 함께 모스크바 시외에 있었다는
소콜로프대사는 "다음날인 20일 모스크바에 들어가 의사당 주변의 시민들
얼굴에서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모습을 보고 쿠데타 실패를 예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소련정변 이후 한국과 소련과의 관계 전망에 대해 "소련은 여전히
정치 경제적으로 심각한 위기상황에 직면해 있기 때문에 한국과의
경제협력은 더욱 돈독해 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쿠데타이전이나 지금이나 신사고에 입각한 소련의
외교정책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하면서"소련은 자국이익과 세계이익을
위하고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외교정책을 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소콜로프대사는 보리스 옐친 러시아 공화국 대통령의 방한 가능성과
관련,"옐친은 이미 방한의사를 피력했기 때문에 구체적 방한 일정은
양국간의 외교적 협의에 따라 조만간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소콜로프대사는 "현재 고르바초프대통령과 옐친은 지도체계의
누수현상이 생기지 않도록 서로 협력하고 있으며 다소 의견차이가 있으나
연방조약의 기본 골격을 유지해야 한다는데는 분명히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콜로프대사는 소련의 외교관양성학교인 국제관계대학을 졸업,주로
미국과 유럽에서 외교관생활을 한 서방통이며 오랫동안 주미대사를
역임한 도브리닌의 수제자로 바카틴 신임 KGB 의장등과 함께 신세대
지도자중 한명으로 지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콜로프대사는 지난달 17일 한달 예정으로 여름휴가차 본국으로
떠났다가 휴가 기간중의 소련사태로 다소 일정을 넘겨 이날 43일만에
귀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