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예고됐던대로 휘발유와 등유값이 오는 9월1일부터 자유화된다.
주유소에 따라 혹은 공급상표에 따라 소비자에게 파는 가격이 달라진다.
서로 짜는 일만 없으면 그렇게 된다. 따라서 정부당국은 그 점에 신경을
쓰겠다고 말하고있고 한편 초기의 지나친 경쟁과 가격기복을 막기위해
당분간 내부기준가의 상하 각3%범위안에서 차등적인 경쟁가격을 행정지도를
통해 지켜나가도록 했다.
경쟁가격의 폭을 너무 좁게 제한한 인상이 없지않고 주유소거리제한은
단지 일부만 완화한데 그치는등 아직 완전한 경쟁체제의 도입이나
가격자유화와는 거리가 있다. 그러나 방향은 옳으며 과도적인 잔존
경쟁제한장치들을 가급적 빨리 제거하도록 노력해야할 것이다.
굳이 수요와 공급 그리고 공정한 경쟁을 통해 상품과 서비스가격이
결정되는 시장경제원리를 들먹일 필요없이 기름값은 이제 자유화할 때가
되었다. 정유사가 5개나 되고 처리능력이 수요를 초과하게 된데다가
무엇보다 정제회사들의 품질개선노력,탈황시설확충,소비자에대한
서비스개선등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절이기 때문이다. 우리 소비자들은
실로 너무 오랫동안 독점과 경쟁제한의 불이익을 감수해왔으며 메이커와
유통업계는 실상 정부규제의 이익에 안주해왔다. 또 날로 심각해질
환경공해문제를 생각해서 석유제품의 품질개량은 특히 긴요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가격이 장차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는지는 정작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완전한 경쟁가격이라면 품질과 서비스에 따라 다르고 또 내리는 쪽으로
안정될것이다. 국제원유가가 폭등한다든지 전쟁과같은 비상사태의 경우는
물론 예외가 된다.
이번 조치에서 정작 노려야하고 장차 거둬야할 효과는 별것아닌것같아도
주유소별 판매가격차이를 소비자들이 합리적소비생활의 척도로
활용할줄알게되고 또 그것이 결국 에너지와 기름소비절약노력으로 이어지는
일이다. 기름업계의 독과점이윤때문에 기름값이 비싸져서는 물론 안되지만
소비절약차원에서 기름값 특히 휘발유값은 소비자가 비싼값을 의식하게
해야한다.
올상반기중 국내 휘발유소비량은 1천3백만배럴로서 작년동기보다 21.
5%가 늘었는데 그것은 전체석유소비증가율 18. 3%보다 높을뿐아니라
자동차가 2백만대이던 지난 88년 한해소비와 맞먹는 수량이다. 다른
기름도 그렇지만 특히 휘발유소비증가에는 절제와 제동이 필요하며 이번
가격자유화조치는 그런 분위기유도에 기여할수 있어야 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