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림성 연변조선족자치주의 경제가 최근 활기를 띠고 있는 가운데
조선족기업가(이곳에서는 사장을 총경리라부름)들이 뛰어난 경영능력을
발휘,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함경북도 남양군과는 두만강을 경계로 마주보고있는 연변조선족자치주
도문시에는 7백여명의 조선족이 자본금을 모아
세운(집체기업)민족비날론공장(총경리 조광훈.38)이 급속한 성장을
꾀하고있어 길림성내에서 주목을 끌고있다.
플라스틱사출기를 이용,여행용가방 주방용식기 비닐관등을 생산하는 이
기업이 설립된 것은 지난74년.
7백여명의 조선족이 1인당 적게는 1천5백원,많게는 2천원씩을 투자해
설립한 이공장은 매년 1.5 2배가량의 매출신장을 기록,조선족의 우수성을
과시하고 있다.
공장정문에 중국경공업부가 인정한 골간기업상패,국무원이 준
경제효율단결진보우수기업상패등 8개의 굵직굵직한 상패를 걸어놓고있는 이
공장은 연간 6천t의 플라스틱제품을 생산,지난해 1천6백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기자를 안내한 장정률공장당총서기(42)는 "조사장이 한국과의
합작사업추진을 위해 서울을 방문중"이라고 밝히면서 "급속한 공장성장의
능력을 인정받아 그는 성내에서 10대기업가의 한사람으로 꼽힌다"고
소개했다.
이 민족비날론공장은 65명의 기술인력을 확보하고있고(이중
대졸자20명)사출기 압출기등 40여대의 설비를 갖추고 있다.
기술상의 최대 애로는 금형을 심양등 먼곳에서 조달해야 하는것이라고
장총서기는 말하며 한국의 우수기술이 들어오고 설비합작이 이뤄지면
중국내 시장및 해외시장개발이 보다 쉬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조사장의 서울 출장에 큰 기대를 걸었다.
조선족의 경영능력은 길림성 용정시에서도 발휘되고 있다.
용정시국영최영공사의 사장을 맡고있는 계용우(53)총경리는 최근 늘어나는
집체및 개체(개인사업자에 해당)기업에 밀려 어려움이 큰 국영기업을
소생시켜 유명인사로 떠오르고 있다.
용정에 본사를 두고 이웃한 연길과 도문시등에 지사를 설치,각종 컬러
흑백사진 촬영과 현상업을 영위하고있는 이공사는 지난해 3백만원의
매출액에 순이익 52만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실적면에선 조선족자치주내에서 2위를 기록했다.
종업원 67명에 촬영기사 24명을 두고있는 이 공사는 80년대후반기부터
잇달아 생겨난 개인촬영사업자(개체)들로 사면초가의 위기에 몰려 수년간
적자에 허덕였다.
이 과정에서 계사장은 치밀한 사업계획을 세워 시당국과 공상은행을
설득,65만원의 자금을 차입해 일본 후지쓰사의 27형 대형컬러현상기 2대를
도입했다. 이 설비를 34년의 사진분야 경험을 살려 성공적으로
가동시켰다. 설비가동 2년만에 융자금을 모두 갚고 지금은 순이익면에서
최우수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공사가 어려울때는 서로 떠나려고 했으나 요즘엔 이 지역실력자들이
주위사람 취직좀시켜달라고 매달립니다"계사장은 이제 기업의 영업활동을
넓히기 위해 이제까지 자전거로 출퇴근 해오다 최근에 승용차(회사업무용)
1대를 신청했다고 소개한다.
계사장은 "기업경영은 제도등에도 영향받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변화하는 정황에 이떻게 잘대응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사회주의내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새기업경영자의이같은 안목이
기자에게는 신선한 자극으로 느껴졌다.
계사장은 한국이 여러분야에서 기술및 과학이 앞서있어 이곳 조선족들이
활용할수 있기를 기대했다.
연길시 교외에는 북한에서 개발했다는 곰쓸개제조기술을
활용,"백두산웅담"의 명성을 얻어가고있는 연변장백산실업유한공사(총경리
김길춘)가 수출기업으로 자라고 있다.
지난해 미국 일본 태국 홍콩등지로 1백만달러어치의 수출실적을 올린 이
기업의 직원 1백56명은 현재 2백8마리의 곰을 사육하고있다.
길림성이 중점육성기업으로 선정해 향후 3년내에 1천마리규모로
늘려갈계획이다.
김사장은 곰생즙가공기술은 15년전에 북한이 개발한 기술로 이 기술을
연변에서 실업화했다고 소개하고 이 기술개발에 한국의 의.약학두뇌의
지원을 희망했다.
이곳에선 김사장을 조선족 젊은 기업가의 선두주자로 꼽고있다.
연변일보사는 김사장에 대한 소개기사에서 백두산곰제품을 개척한 공로자로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