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주부사원 확보를 위해 사내에 탁아소를 설치 운영하는 사례가
최근 눈에띄게 늘고있다.
이에따라 이들 기업들이 위치한 공단등 주변에는 주부근로자들이 아침
저녁으로 어린이의 손을 잡고 함께 출퇴근하는 새로운 풍속도가 펼쳐지고
있다.
18일 관련기업들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 87년 기업들의 탁아소 설립을
적극권장하면서 탁아소를 건립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기 시작,현재 전국에는
시범업체만 30여곳이 넘는다. 이들 탁아소에는 40 50명에서부터 많게는
1백여명의 아동을 수용할 수있는 탁아시설을 갖추고있다.
더욱이 여성들의 사회참여 기회를 확대하기위해 정부가 올해부터
여성근로자 5백인이상을 고용하고 있는 사업장에 탁아소 설치를 의무화
함에 따라 탁아소 운영업체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탁아소를 운영하고있는 기업은 의류제조업체인 부흥 협진양행 삼풍등
15곳에 달한다.
지난 83년9월 기업체로서는 가장 먼저 탁아소를 설치 운영하고있는
삼풍(안양시 안양7동199)은 현재 80평규모의 시설에 40명의 아동을 돌보고
있으며 아동들의 급식비는 물론 운영비 일체도 회사에서 부담하고있다. 또
대학에서 유아교육을 전공한 교사2명을 두고 일반유아원과 꼭같이 교육을
실시하고있다.
이 회사의 탁아소를 관리하고있는 이인환대리는 "초창기에는 공장안에다
자녀들을 둔다는게 마음에 걸려서인지 자녀 맡기기를 꺼려했으나 요즘은
주부사원들이 아무 꺼리낌없이 자녀들을 맡기고있다"고 말했다.
인천수출공단내 가스연소기 제조업체인 린나이 코리아는 최근들어
수용어린이가 크게 늘어남에따라 5층규모의 회사복지관중 1층 80평크기의
탁아소만으로는 부족,시설확장을 서두르고있다. 시설이 확장되면
3세이하의 어린이까지도 돌봐줄 계획이다.
이 회사의 유승보총무과장은 "처음에는 사무직과 생산직사원 자녀간의
위화감을 우려했으나 갈수록 반응이 좋아 요즘엔 어린이와 함께 출퇴근하는
남자사원까지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20여만명의 여성근로자가 6천9백여개 제조업체에서 일하고 있는데
이가운데 37%에 해당하는 7만4천여명이 기혼여성이다.
이들 기혼여성근로자들의 만5세미만 자녀는 약1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현재 탁아소시설은 크게 부족한 형편이나 탁아소 설치업체가 꾸준히
늘고있는 추세이다. 부산시에 따르면 지나해말현재 공립탁아소
26곳,사립탁아소 9곳,사설가정놀이방 2백78곳이던것이 6월말에는
사립탁아소 14곳,사설가정놀이방 3백42곳으로 늘어났다.
탁아소를 제조업체가 직접운영하고있는 곳은 삼화 동일화성 삼양통상
해광산업 협진양행등 5개업체. 삼화의 탁아소엔 만1 3세의 기혼여성근로자
자녀 38명을 보육사 2명과 보조원 2명이 돌보고있다.
이 회사 재봉부에서 일하고있는 주부사원 현경주씨(32)는 "회사탁아소에
어린이를 맡기고부터는 안심하고 일에 몰두할 수있을 뿐아니라 아이들도
단체생활을 통해 독립심 양보심등을 배우게된다"며 회사탁아소 자랑에 열을
올렸다.
담배인삼공사 광주제조창에서 탁아소를 설치운영하고있으며 삼성생명
광주총국이 탁아소운영을 위해 9월 완공목표로 탁아소를 건립중이다.
또 전남방직에서 탁아소 건립을 검토하고있다. 공사로 전환되기 전인
지난87년부터 탁아소를 운영하고 있는 광주제조창엔 90명의 여성근로자
가운데 23명이 탁아소를 이용하고있다. 이회사 탁아소 운영관계자는
공장안에 탁아소를 설치한이후 생산성이 크게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여성근로자가 많은 섬유업체들은 부족한 인력을 주부사원으로 채우기위해
탁아소및 유치원 설치에 열을 올리고있다.
공장내에 30평규모의 놀이방을 갖추고있는 대한방직 대구공장은 현재 교사
1명이 14명의 어린이를 돌보고있으나 연내에 유아원 교사를 2 3명으로
늘리고 시설을 확충,희망하는 사원자녀들을 모두 수용할 계획을
세워놓고있다.
성서공단입구에 있는 YMCA어린이집은 20일 첫입학식을 가질 예정인데
지상3층 지하1층의 건물에 25평정도의 놀이방4개를 갖추고있다.
시간제근무여성이 많은 구미지역엔 동국방직 한승견직 쌍마섬유등 3개사가
10 40명을 수용할수있는 탁아시설을 갖추고있다. 이들업체중 지난87년8월
문을연 한승견직 탁아소는 현재 40명의 어린이를 상오8시 하오9시까지
돌보고있으며 동국방직및 쌍마섬유의 탁아소도 사내건물을 개조,각
20여명의 어린이를 수용하고있다.
3천5백여명의 여성근로자가 있는 충남방적 대전공장은 지난 83년부터
사원아파트에 3 6세 어린이 30여명을 수용할수있는 유치원을 운영해
오고있다.
회사측에서 제반 시설과 유아지도교사 2명의 급여를 부담하고
주부사원들은 어린이의 간식비등에 필요한 월1만5천원의 비용을 내고있다.
이회사 탁아소 운영을 맡고있는 한 관계직원은 "주부사원들이 안심하고
일할수 있기때문에 생산의 능률이 향상된다"고 밝히고있다. 또 주부사원
오미숙씨(25)는 "아이들을 돌봐야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날 수있어
마음놓고 일을할수있다"고 말했다.
현재 대전.충남지역의 대규모 사업장및 종업원 5백 1천명규모의
사업장가운데 탁아소 건립을 추진하고있는 업체는 10여개소에 달하고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