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후반 한국 여성의 지위 변화와 현황을 담은 `여성백서''가 한국
여성개발원(원장 김윤덕)에 의해 발간됐다.
이 여성백서는 80년대 후반에 나온 여성관련 자료를 모아 분석한
것으로 85년에 이어 두번째로 선보인 것이다.
이 백서에 따르면 여성인구는 전체의 49.8%인 2천1백67만5천명
(90년현재)으로 남성보다 약간 적지만 정치, 경제, 사회적인 참여율에
있어서는 남성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
그러나 여성의 경제활동참여율은 46.5% (89년 기준)를 기록,
남성(73.3%)에 크게 뒤지지만 취업하겠다는 여성들이 늘고 있는 추세를
반영하고 있다.
백서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여성인구 = 90년 11월 현재 여성인구는 2천1백67만5천명. 총인구
4천3백52만명의 49.8%를 차지한다.
평균수명은 남성의 67.4세보다 8.0세가 더 많은 75.4세이다.
연령별로는 유년인구(15세 미만)는 85년 29.4%에서 90년 24.9%로
감소한 반면 노령인구(65세 이상)는 5.4%에서 6.3%로 늘었다. 특히 90년
현재 노령인구중 여성비는 62.3%로, 남성 노령인구율보다 2배에 가깝다.
생산연령인구 (15-64세)는 65.2%에 서 68.8%로 늘어났다.
<>건강 = 88년 현재 여성의 평균 초혼연령은 25.3세이고, 가임기간중
출산율은 1.6명이다.
인공 임신중절 경험은 1.65회, 중절경험(85-88년)은 가임여성의 약
53%를 차지하는등 원치않은 임신으로 인한 모성건강문제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피임 실천면에서 여성 72.5%, 남성 27.5%로 여성이 남성에 비해 3배의
부담을 지고 있으며, 특히 농촌에서는 여성피임률이 90.5%에 달하고 있어
피임 책임이 여성의 의무가 되고 있는 셈이다.(88년 현재)
<>가족= 맞벌이가정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에 있으며 이혼 및 미혼모
증가에 따른 편부모가족, 평균수명 연장으로 인한 노인 독신가구 등이
새로운 가족형태로 등 장하고 있다.
여성의 생애주기는 75-85년 결혼코호트(이 시기에 결혼한 집단)에서는
<>평균 초혼연령이 22.6세 <> 결혼후 자녀출산까지 가족형성기간은 3.4년
<> 자녀양육 및 교육기간은 24.0년 <> 자녀결혼후 남편 사망과 부인
사망까지 해체기는 23년으로 추정된다.
가족주기의 전 기간은 51.8년으로 35-44년 결혼코호트에 비해
7.3년이나 늘어난 기간이다.
가족생활주기의 변화로 볼 때 가사 및 자녀양육 기간이 감소하고 있어
기혼여성의 사회참여 욕구가 갈수록 팽창될 전망이다.
<>교육= 85년 현재 평균 교육기간은 남자 9.66년, 여자 7.58년으로
여성의 교육기간이 크게 떨어진다.
특히 전문대 이상 고등교육 단계로 갈수록 성별 취학률 차이가 심해져
여자 21. 1%, 남자 47.1%로 여학생비가 남학생의 절반에도 못미친다.
직업관에 있어서는 남학생의 93.3%가 평생직으로 생각하는데 비해
여학생은 51. 8%에 지나지 않아 인식차를 드러냈다.
<>경제활동= 89년 현재 여성경제활동인구는 전체 경제활동인구중
40.4%인 7백25만9천명으로 지난 85년 (38.3%)보다 늘어났으며,
경제활동참가율은 46.5% (남성 73. 3%)로 지난 85년(41.5%)보다는 상당히
증가했다.
특히 89년 들어 기혼여성 참여율이 46.8%, 미혼여성이 45.6%로
기혼여성의 비중이 미혼여성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직종별로는 85년에 비해 1차 산업인 농림수산직에 종사하는 여성비가
급격히 떨어진 반면 전문.기술관련직, 사무직, 생산직 등에서 늘었다.
또 1인당 월급여액은 89년 현재 33만6천8백79원. 남성 급여수준의
52.7%에 불과해 직장에서 성차별이 여전히 시정되지 않고 있다.
<>법적 지위 및 정치활동= 제5,6 공화국 헌법에 남녀평등규정이
신설되고 남녀고용평등법, 모자복지법, 영유아보육법이 잇따라
제정됐으며, 근로기준법, 가족법의 성차별조항이 개정됐다.
한편 정치참여에 있어서는 30년만에 실시된 91년 지방의회 선거에서
전체 의원의 0.9%에 불과한 의석을 차지하는데 그쳤다.
행정부에서는 90년 현재 전체 일반직 공무원 76만4천5백63명중 23.7%인
18만1천83명에 불과하다.
이중 5급(사무관) 이상 여성공무원은 1.4%로 모두 1백7명 (전체
2만6천8백명)에 지나지 않는다. 이는 85년(0.5%) 당시 보다 크게 늘어난
수자이다. 여성은 주로 별정직, 임시직, 하위직에 집중돼 있다.
경찰공무원은 2.2%만이 여성이고, 정부내 각종 위원회에서 여성은 89년
5.5%에서 90년 9%로 증가했다.
<>조직 및 문화활동= 80년대 여성단체활동은 과거 중산층 주부 중심의
여가선용 및 친목 도모 활동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여성 이익단체로
변모하는 한편 여성의 힘을 사회세력화하는데 주력했다.
또한 문학, 음악, 미술, 사진, 연극등 다양한 예술분야에서 여성들이
활약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남성지배문화에 대응하는 비판적 여성문화작품이
만들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