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원은 아직도 안정성면에서 인기있는 직업중의 하나로 손꼽히고있다.
첨단산업 발전등으로 산업구조가 바뀌면서 지난70년대초까지만해도 이른바
명문대학출신들이 대거 몰리던 은행원의 지위가 최근 "보통직업"으로
퇴색해가는 감도없지않지만 그래도 은행원은 여전히 화이트칼라의 대명사로
통하고있다.
이같은 특성이 적지않은 젊은이들로 하여금 해마다 은행을 평생직장으로서
첫발을 내딛는 대상으로 선정,치열한 취업경쟁대열에 끼어들게 한다.
과연 은행은 선택할만한 메리트를 갖고있는가. 올해 각은행들은 참신한
사고로 패기있게 내일의 은행을 이끌어갈 새사람을 얼마나 뽑을 계획인가.
결론부터 말해 금년도 은행취업문은 예년에 비해 크게 좁아질 전망이다.
아직 구체적인 모집인원 시기등은 확정되지않은 단계이나 시중은행의 경우
대다수가 전년대비 절반이하의 대졸행원을 채용할 계획이다. 지난해 가을
조흥 상업등 8개시중은행들은 1천2백72명을 뽑았으나 올해에는 그절반선인
6백명안팎으로모집규모를 축소할 예정이다.
특히 5개 시중은행들은 올해채용규모를 작년의 3분의1수준인
3백명안팎으로 잡고있어 올 대학졸업생의 은행취업은 상당히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뿐만 아니라 앞으로 5년간 시중은행들은 정년퇴직등 인력의
자연감소분을 자체인력및 사무자동화로 대체해 신규채용을 가급적 줄인다는
대대적인 감량경영계획을 수립해두고있어 은행원으로의 사회출발은 갈수록
힘들어질게 확실시되고 있다.
5개시중은행 가운데 올가을 대졸행원채용계획을 취소한 서울신탁은행의
경우 90년말 1만6백명에 달하는 인원수를 오는93년까지 3년동안
9천5백명선으로 오히려 축소할계획이다. 이은행의 연간퇴직자수가 3백
4백명임을 감안해보면 향후3년간 신규채용을 하지않겠다는 의지를 읽을수
있다. 은행측도 전산.외환딜러등 특수분야를 제외한 추가모집은
없을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외환은행도 오는95년까지 퇴직인원의 50%만을 신규채용으로 충원하고
파트타이머 아르바이트등을 최대한 활용,오는 95년까지 현재보다 4백85명이
줄어든 7천5백61명의 인원으로 은행을 꾸려가겠다고 발표했다.
조흥 상업 한일등 다른 시중은행들도 오는95년까지 현인원보다 7.5
10%정도를 줄이는 것을 골자로한 경영합리화계획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결국 은행취업문이 크게 좁아지는 현상은 적어도 90년대중반까지
지속될것으로 보인다.
이와관련,은행들은 또 매년6월께 시행하는 ROTC출신의 신규행원규모도
축소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50명안팎이었던 ROTC출신의 채용규모를 대폭
줄일수 밖에 없다고 은행인사관계자들은 밝히고있다.
시중은행들이 앞다퉈 인력감축을 주내용으로한 감량경영에 나서는 것은
은행경영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크게 변하고 있는데 그원인을
찾을수있다.
범세계적인 개방화추세와 함께 UR(우루과이라운드)협상에서의
금융시장개방 압력등으로 국내금융기관간의 경쟁이 격화될 전망이다.
국내금융시장여건도 은행신설및 제2금융권의 구조개편 금리자유화등이
추진되면서 은행들의 경쟁력제고노력을 요청하고 있다.
이같은 대내외적 금융환경 급변으로 은행들은 수익위주의 경영을 할수밖에
없으며 이를 위해 인력감축을 통한 생산성 제고에 나서고 있는것이다.
따라서 은행원의 문을 두드릴 젊은 사회초년생들도 은행은 더이상 "앉아서
손님을 맞이하는"금융기관이 아니라 보다 도전적이며 진취적인 기질의
소유자를 요구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감량경영바람은 대구 부산 충청등 10개 지방은행에도 예외없이 불고있다.
이에따라 이들 지방은행의 취업문도 좁아질 전망이다. 대부분
지방은행들은 구체적인 채용규모를 아직 확정짓지 않았으나 작년보다 많이
줄일계획임을 밝히고있다.
지난해 77명을 선발한 부산은행은 올가을에는 작년의 50 60%선을
채용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광주은행은 90년가을 1백70명에서 올해에는
1백명미만으로 대졸행원선발규모를 크게 줄일 방침이다.
또 경남은행도 40명선의 채용규모를 검토하고 있어 지난해(74명)보다
모집규모가 대폭 축소될것이 확실시된다.
한편 한국은행을 비롯 산업 국민 중소기업 주택은행등 국책은행들은
예전과 비슷하거나 다소 줄어든 규모의 대졸행원을 뽑을 계획으로 있다.
지난해 70명의 대졸행원을 채용한 한국은행은 구체적인 검토가 이뤄지진
않았으나 작년과 비슷하거나 소폭 축소하는 방안을 거론하고 있으며 국민과
주택은 작년과 같은 3백명과 2백명정도를 새로 선발할 예정이다.
산업은행은 90년 1백96명보다 다소 축소한 1백50명정도 뽑을 계획이며
중소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아직까지 미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