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성정기예금증서(CD)가 통화관리상의 큰 허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CD를 통화계수에 포함시켜 계산할 경우 실질적인 통화증가율은 지난
6월을 기준으로 할때 정부발표 총통화증가율(말잔기준)보다 무려
9.3%포인트나 높아지게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은행의 CD발행규모는 올들어 6개월동안
지난해말 잔액의 37.0%인 2조5천1백84억원이 증가, 지난 6월말 현재
9조3천2백19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따라 CD를 통화계수에 포함시키는 총통화(M )+CD증가율은 6월에
28.9%로 총통화증가율 19.6%에 비해 9.3%포인트가 높았다.
작년말의 경우도 총통화증가율은 17.2%로 나타났으나 M +CD증가율은
25.2%에 달했다.
은행이 발행한 CD는 거의 대부분이 대출재원으로 활용되어 사실상
유동성을 늘리는 효과를 나타내기때문에 통화계수에 포함시키는 것이
바람직한데도 통화당국이 이를 제외시킴으로써 통화관리뿐만 아니라
성장이나 물가정책까지도 왜곡시키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은행의 CD발행물량이 적었을때는 CD가 통화증가율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했으나 최근의 CD발행한도 확대 등에 따라 앞으로 CD
발행규모가 더욱 늘어날 것을 감안하면 이같은 왜곡현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실제 지난 89년말의 경우 연말 총통화증가율은 19.8%로 나타났으나
여기에 1조6천8백85억원의 CD를 포함한 증가율은 19.0%로 오히려
총통화증가율을 밑돌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CD의 발행잔액이 88년말의 1조7천5백34억원에서 89년말에는
오히려 6백49억원이 줄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과 같이 CD발행규모가 급격히 늘어날 경우 실질적인
통화증가율이 이같이 엄청난 수준에 달하게 되므로 단순한
총통화증가율만을 기준으로 경제정책을 수립할 경우 상당한 부작용이
따르게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와 관련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한국 정부와의 연례협의를
끝낸후 작성한 보고서에서 총통화이외의 통화지표들, 특히 M +CD증가율이
최근 수개월간 총통화증가율을 웃돌았다고 지적하면서 인플레 억제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통화관리에있어 총통화와 일련의 통화지표를 같이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