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열 입시경쟁이 유치원에까지 `비교육적인'' 교육경쟁 현상을 파급시키는
한계 양상을 보임으로써 근본적인 대책 수립을 더이상 늦추어서는
안된다는 위기감이 교육계 내외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교육
개발원(원장 신세호)은 5일 하오 `입시위주교육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라는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가졌다.
*** 중등교육체제 개혁으로 진학수요 감축해야 ***
주제발표자인 강무섭교육계획연구부장은 입시제도 개선과
중등교육체제의 전반적인 재검 토등 교육체제 내부의 개혁과 <>교육체제
외부의 사회.경제적인 여건 조성이라는 두축이 병행돼야 함을
강조하면서 구체적인 대안과 예상되는 논란점들을 제시했다.
다음은 강부장의 발표 요지.
<>과열.오도된 교육경쟁의 완화 대책
입시위주 교육의 문제점을 근원적으로 해소하는 대책의 요체는
<>중등교육 단계에서의 대학진학 수요 감축과 <>고등교육 단계에서의 수요
분산을 통해 과열된 교육 경쟁을 완화하는데 있다.
진학수요 감축책으로 95년까지 일반고교 대 실업고교 학생의 비율을
50대50으로 조정하고 일반고교에서의 직업과정 운영을 활성화하는 정책이
이미 추진되고 있지만 사회풍토의 개선없이 가능할지 의문이며 <>진로선택
시기 <>일반/실업이라는 복선형적인 학교 구분 <>진학준비 교육위주의
교육과정등 중등교육체제 전반에 대한 재검토를 통해 더욱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처방이 나와야 한다.
진학수요 분산은 4년제 대학입학에 편중된 교육경쟁을 완화시켜야
한다는 의미로, <>시장기능에 의한 대학정원 자율조정 허용, 정원 증원
여부, 대학 유형에 따른 정원 배분등의 문제와 <>일반종합대학 위주로 된
대학체제의 다양화 <>계속 교육체제의 수립등을 고려해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
이같은 수요 감축과 분산책도 <>교육에 대한 그릇된 사회의식 구조와
학력 중심의 고용및 임금정책 <>실제적인 자격이나 능력보다 학력이
우대되는 사회풍토등 교육체제 밖의 사회.경제적인 여건이 조성되지
않으면 실효를 거둘 수 없다.
<>입시제도의 개선
교육경쟁이 반드시 전인양성이라는 교육의 본질에 반하는 것이 아니며
교육에서 어느 정도의 경쟁은 도리어 필요한 만큼 입시경쟁 자체를
없애기보다는 입시제도의 개선을 통해 하급학교에서 학생들의 바람직한
경쟁을 유도해야한다.
94학년도부터 실시될 예정인 새 대학입시제도의 경우 <>대학수학
능력시험등 새로운 학생 선발 기준의 타당성 <>`점수따기'' 경쟁만
유발하고 있는 고교 내신성적 반영 방법 <>대학별 고사로 인해 학교안의
과열 교육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학교밖의 과외수업이 더욱 극성을
부릴 가능성등에 대해 앞으로 종합검토해 보완해야 한다.
또 개별 대학들이 엘리트 교육과 대중 교육중 어느 것을 지향할
것인가를 스스로 판단해 학생 전형방법과 준거에 차별을 둔다면
입시제도에 좌우되는 현행 고교교육의 폐단을 줄이는데 다소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더욱 적극적인 입장에서는 학교 경영자와 일선 교사들이
교육과정을 정상적으로 편성.운영하면서 학생들이 의미있고 공정한
교육경쟁을 벌이도록 지도하고 내신성적의 객관성을 주관식 평가로도
유지할 수 있는 교육철학과 소신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고교 평준화정책하에서의 경쟁/비경쟁이라는 선발제도
이원화의 문제점 <>일반고교대 실업고교의 비율을 50대 50으로 조정할 경우
일반고교 학생들의 선발 방법 <>교육자치제 실시에 따른 일부 사립고교의
학생선발 자율권 요구등을 신중히 고려해 고교 경쟁입시제의 부활을
조심스럽게 제안해본다.
<>입시위주 경쟁의 비교육성과 원인
입시위주 경쟁은 <>과외수업의 경우에서 드러나듯 경제력과 같은
교육외적인 요인에 의해 경쟁의 정상성과 공정성을 파괴하며 <>경쟁의
결과가 학교와 학생을 서열화해 상급학교 진학과 더 나아가 사회진출
과정에서 선발 준거로 이용되고 궁극적으로 한 인간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고 마는 등 경쟁방법, 결과, 내용, 대상과 목표등 모든 점에서
비교육적이다.
비교육적인 과열 입시경쟁을 불러일으키는 주범은 `학력''이 가지는
<>직업적인 성취와 사회적인 지위상승을 위한 도구적 가치 <>사회적 선발의
준거인 선발적 가치 <>신분과 지위를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인 상징적
가치등 부수적인 가치들을 자아실현 자체에 가치를 두는 목적적인
가치보다 중시하는 우리 사회의 비정상적인 풍토에서 찾을 수 있다.
또 이같은 풍토는 교육을 관직 등용이나 신분 보장을 위한
도구적.선발적.상징적 가치로 중시한 유교문화의 전통이 살아있는 데다
근대사회로 넘어온 뒤에도 급격한 사회.정치변화속에서 높은 학력과
교육만이 자신의 사회적 상승이동과 2세의 장래를 확실하게 보장하는
길이라는 인식이 모든 국민들에 확고하게 자리잡음으로써 형성됐다.
그러나 비교육적인 경쟁이 일어나도록 한 직접적인 원인은 십여차례의
시도에도 개선에 실패한 입시제도, 교육경쟁의 목표와 내용및 방법을
학생들의 적성과 능력에 맞도록 다양하게 제공하지 못한 교육행정기관과
일선 학교, 대학교육의 목표및 성격의 불명료성과 그로 인한 대학체제의
획일성때문에 지적인 능력만을 중심으로 학생을 선발한 대학등 교육체제
자체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