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금융산업은 아직도 정치적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등
60년대의 구태의연한 상태로 남아 있으며 앞으로 금융환경이 변화되어
경쟁이 심화되면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홍콩에서 발행되는 화 이스턴 이코노믹 리뷰지는 최신호에서 지난
30년간 한국 경제의 급속한 성장을 지원해온 금융산업은 그동안 정부의
과도한 규제로 인한 후유증으로 상당히 낙후되어 있다고 보도했다.
따라서 한국은 현대국가로서 갖추어야 할 전형적인 4가지 기본요소중
민주제도, 소련과의 수교, 4메가비트의 마이크로 컴퓨터칩과 같은 요소는
갖추었으나 아직까지 현대화된 금융제도는 구비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 잡지는 은행의 대출금리는 연 12%이고 비은행금융기관의 대표격인
단자회사의 수신금리는 연 16%로 은행대출을 받아 단자회사에 예금하면
이익을 얻을 수 있을 정도로 금융권별 금리체계가 왜곡되어 있다고 말했다.
또 통화공급이 수요에 미치지 못함으로써 최근에는 극심한
신용부족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높은 이자율에도 불구하고 부동산가격은
88-90년중 배이상 폭등했다고 이 잡지는 밝혔다.
이와함께 정부의 지시에 의해 지원된 대출중 부실화된 대출이
작년말현재 1조9천억원으로 총대출의 2.1%에 달하고 있으며 지난해
국내여신증가액의 48%가 이자율이 싼 정책금융형태로 지원됨으로써
은행의 상업대출기능이 위축됐다고 이 잡지는 지적했다.
결국 한국의 금융산업은 전자, 자동차, 기계산업과 같이 국제경쟁이
격심한 산업에 속한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위해서는 구조개편이
요청됨에도 아직까지 60년대의 구태의연한 상태로 남아있다고 이 잡지는
말했다.
이같은 현상은 통화량 및 이자율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재무부와 지나치게 정치적인 영향력을 많이 받는 금융기관의 영업행태
등에 따른 것이라고 이 잡지는 지적했다.
이 잡지는 또 금융규제완화의 필요성에 대한 정부의 입장이
불명확하다고 지적하면서 실례로 이용만은행감독원장이 지난 5월26일
재무부장관에 임명됨으로써 금융 규제완화가 적극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그는 취임 1주일만에 금리자유화 계획의 추진을 유보시켰다고
밝혔다.
이 잡지는 이같은 실정에서 앞으로 한국의 금융기관들은 변화하는
금융환경하에서 경쟁이 심화되는 경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동안 한국의 일부 은행들은 재무제표를 분식하여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처럼 발표하기도 했으며 일반인들의 예금이 이자율이 높은 부문으로
이동됨으로써 금융자산에서 은행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계속 축소돼
왔다고 이 잡지는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