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장기저축상품으로 개발한 노후생활연금신탁의 인기가 갈수록
퇴색, 사실상 사장된 금융상품화 하고 있다.
30일 재무부와 업계에 따르면 재무부는 지난 87년 우리나라의 국제수지
흑자기조가 정착되어 가면서 금리수준이 계속 안정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이에따른 새로운 금융상품으로 노후생활연금신탁을 개발, 각
금융기관들에 보급토록 했다.
그러나 노후생활연금신탁 수탁고는 시행 첫해에만 비교적 빠르게 증가,
88년 2천1백52억원의 수탁고를 기록했을뿐 이후부터는 거의 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 수탁고 증가추세를 보면 89년 한해동안 4백53억원이 늘어 89년말
현재 2천5백57억원, 90년말에는 3천1백11억원, 올해들어서는 6월말 현재
3천4백31억원을 나타내 연간 평균증가액이 4백억-5백억수준에 그치고
있다.
재무부는 당초 이 상품을 개발하면서 각 금융기관들로 하여금 높은
수익률의 상품임을 대대적으로 홍보토록 하는 등 적극적인 예금유치책을
폈으나 실제 예금실적은 이같이 저조한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중 은행의 전체 금전신탁 수탁고는 88년에 4조9천4백30억원,
89년중 9조2천4백31억원, 90년중 7조6천2백42억원이 각각 늘어나는등
계속 큰 폭의 증가세 를 보이고 있는데 노후생활연금신탁의 수탁고가 극히
미미함에 따라 최근에는 이 상품에 대한 가입권장을 아예 포기하고 있는
상태이다.
이같이 노후생활연금신탁이 사실상 사장되어 버린 것은 우선
예치기간이 5년으로 다른 금융상품에 비해 훨씬 긴데다가 연간 수익률이
13.5% 수준에 불과, 최근 연 18%를 넘는 시중실세금리를 감안하면 낮은
수준이기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금융계 관계자들은 이 상품이 유명무실하게 된 것은 근본적으로 정부가
국제수지 전망을 잘못한데 주로 기인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그같은 오판에
따라 88년말에 성급한 금리자유화 추진계획이 강행됐고 이어 금리구조
왜곡현상이 심화되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