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은 25일 개막된 당중앙위 전체회의에서
자신이 제시한 소련 공산당의 새 강령안에 대해 당지도자들로부터
광범위한 지지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공산당 관계자는 기자회견에서 전체회의에서 연설한 27명의 각
대표들이 고르바초프의 강령안을 원칙적으로 지지했다면서 고르바초프가
사임압력에 직면했던 지난 4월 전체회의와는 달리 이번에는 아무런 공격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4백12명의 당중앙위원 가운데 보수파들은 새 강령안에 불만
입장을 분명히 했으며 강령안이 공산당의 묘비명 같다는 지적도 있었다.
고르바초프는 이날 제안한 당강령안에서 사회주의의 포기를 선언하지는
않았으나 과거 정통 마르크스-레닌주의만이 아닌 "소련과 세계의 풍요로운
사회민주주의적사상"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 사유재산제와 서구식
사회민주주의를 지지함으로써 당내 강경파들의 반발을 살 것이 확실시
된다.
공산당 정치국원인 표트르 루친스키는 "상당히 많은 의견들이 있었지만
연설자 27명은 원칙적으로 강령안 채택을 지지하는 내용의 발언을 했다.
이번 전체회의에서 당내 분열이 있을 것이라는 예측은 따라서 근거없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회의 분위기를 설명했다.
루친스키는 "고립된 소수 비판적인 발언을 제외한다면 대통령으로서나
당서기장으로서 고르바초프를 공격하는 발언은 없었다"고 말하고 "전체
분위기는 지난 4월과는 완전히 달랐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보수파의 지도세력인 알렉산데르 부즈갈린은 "새 강령안은
`당신은 아름다왔고 우리는 당신을 영원히 기억하겠다''는 식의 묘비명과
같이 공산주의를 묘사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정치국 군대표인 미하일 수르코프 중장은 새 강령안에 "애매모호한
구절"이 많다고 지적했으나 자신은 이안에 찬성표를 던질 것이라고
밝혔다.
유리 프로크피에프 모스크바시 공산당 제1서기는 "새 강령안은 당의
이론적 토대나 실천적 측면 어느 쪽에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해 주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새 강령안과 당의 현실정을 특징짓는 것은
이중성과 반목, 현실로부터의 고립"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