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 18일 이틀간 이라크 북부지역 술라이마니야와 이르빌에서
이라크군과 쿠르드족 사이에 또다시 전투가 벌어져 5백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유엔관계자들이 19일 말했다.
제네바와 바그다드의 유엔관계자들은 쿠르드족이 7백여명의 부상병을
포함한 1천여명의 이라크군인을 생포했으며 14대의 전차를 노획하고
10대는 파괴했다고 전했다.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의 실바나 포아대변인은 이들 두 지역에서 이틀간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으며 술라이마니야의 경우 쿠르드족이 18일 늦게까지
시가지의 90% 이상을 장악했으나 시청등 정부건물은 이라크군이 계속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현지 유엔 옵저버들이 보고해왔다고 전했다.
포아대변인은 양측의 자제로 19일 이후 상황이 가라앉고 있으며
이라크정부군과 쿠르드 반군이 합동순찰을 실시하는 등 질서를 되찾고
있으나 현지 병원들에는 아직도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부상자들이
즐비하다고 말했다.
북부지역 자코에 있는 쿠르드 민주당의 고위간부인 케말 키르쿠클리는
"양측이 19일 전투를 중지하기로 합의했다"면서 "아직도 긴장이 감돌고
있으나 더이상의 교전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과 유엔관계자들은 이번 사태가 사담 후세인 정권의 쿠르드족
탄압에 의한 것으로는 보지 않고 있으며 제네바주재 쿠르드대표부 직원들도
이번 전투가 후세인의 바트당 집권 13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발생한 시위에
의해 촉발됐으며 이라크군은 상황을 진정시키려던 쿠르드 지도자들까지도
살해했다고만 말했다.
양측은 지난 6월에도 이 지역에서 충돌했으며 현재 술라이마니야에는
지난 4월 체결된 협정에 따라 73명의 유엔경비군이, 이르빌에는 54명이
각각 주둔하고 있으나 전투를 억제할 만한 능력은 갖추지 못하고 있다.
이라크정부를 상대로 자치협상을 벌이고 있는 쿠르드족 지도자들은
이번 전투가 정치에 미칠 영향을 의식, 자체적인 사태진압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