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신도시부실시공파문의 계기는 불량레미콘공급에서 비롯됐다.
지난6월중순께 평촌의 일부 건설현장에서 짓던 아파트를 헐어낸 것이
알려지면서 비롯된 진성레미콘파동은 일파만파로 확대돼 결국
신도시건설일정 전면 재조정에까지 이르게됐다.
지난9일 정부합동조사반이 5개신도시 1백32개현장의 1천3백16개동을
대상으로 전수조사한 결과 분당 평촌 산본등 3개신도시의 6개업체 12개동에
불량레미콘이 공급된것으로 추가 적발됐다.
정부는 이들 아파트에 대해 추가 정밀조사를 벌여 필요할 경우
재시공토록할 방침이다.
이번 사태의 원인은 5개신도시건설로 상징되는 2백만호건설과
토지초과이득세부과로 가중된 과열 건설경기및 아파트건설에 따라야할
품질관리소홀로 크게 나누어 볼수 있다.
지난해부터 가중되기 시작한 건자재구득난은 그야말로 전쟁을 방불케할
정도였다. 특히 강사골재의 고갈로 시작된 골재난은 곧바로 레미콘
품귀현상으로 이어졌다.
수도권의 하루 레미콘소요량은 12만 정도이나 수도권93개 레미콘공장이
공급할수있는 양은 하루 9만 정도. 25%정도가 매일 부족한 셈이다.
공기맞추기에 급급한 건설회사들은 "좋은아파트"를 짓고 싶어도 당장 매일
매일 레미콘 얻기에 벅차다. 이같은 상황에서 레미콘콘의 강도테스트등
품질검사는 생각하기조차 어렵게됐고 레미콘회사들의 횡포도 더욱
심각해졌다.
올들어 레미콘 가격은 고시된 가격인 당 3만8천 4만4천원보다 20 30%비싼
4만5천 5만원선에서 거래돼왔다.
추가비용은 레미콘가격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2년전만 해도 레미콘대금지불은 후불이었다. 그것도 어음으로 끊어주는
것이 통례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선금으로 현금을 수억원씩"예치"해야
한다. 여기에 레미콘회사간부,출하실담당자 운전기사에게 사례금이
주어지지 않으면 약속된 레미콘이 제때 도착하지 않기가 일쑤이다.
지하공동구등에 타설되는 레미콘은 강도가 낮은것을 사용해도 된다.
그러나 가격이 싼 이런 레미콘은 레미콘회사들이 공급하기를 꺼린다.
건설회사들은 이런데 쓰이는 레미콘도 강도가높은 비싼 레미콘을
하는수없이 타설하는 웃지못할 일도 벌어진다. "싫으면 그만두라"라는
통첩이 두렵기때문이다.
제대로 씻기지않은 해사사용문제도 비슷한 맥락에서 발생했다.
정부는 신도시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수도권 69개 KS레미콘업체에 대해
레미콘강도 ,사의 염분세척정도 ,퓨터배합자료등을 철저히 감독하고
비KS업체에 대한 기술지도를 통해 KS업체로 유도키로했다. 또
"골재채취촉진법"을 제정,골재채취를 활성화하고 해사세척에 대한 감독도
강화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같은 방침이 건설회사나 레미콘업체들로부터 모두 반발을
사고있는데다 근본적인 문제의 해결에는 미흡해 앞으로 얼마나 실효를
거둘지는 의문이다.
공업진흥청은 지난달 27일부터 전국 3백19개 KS레미콘업체에 대해 무기한
상주순회관리를 한다고 발표했으나 실제로는 수도권 69개업체를 대상으로
7월7일까지만 강도 염분조사를 하고 말았다.
공진청은 인력에도 문제가 있는데다 KS업체에 대한 사후관리는 각 시도에
위임되어있기때문에 6개월마다 시도공무원이 사후관리를 하는수밖에 없다고
밝히고 있다. 공진청의 한 관계자는 "KS사후관리란 상주감독과는 다른
것이며 처음 KS허가사항이 준수되는가를 주기적으로 체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KS제품 사후관리도 이처럼 정부의 당초 생각과는 다소 거리가 있게
집행되고 있지만 정작 큰 문제는 비KS제품에 대한 관리이다.
현행 건축법시행령에는 연면적 5백 이상이나 3층이상의 건축물에는 반드시
KS제품을 사용토록 돼있으나 현실적으로는 거의 지켜지지 않고있다.
비KS레미콘을 써도 레미콘이 부족한 판에 KS제품만으로는 공사를 할생각도
못하는 형편이다.
건설부의 현장 배처플랜트 확대승인 방안에 KS업체가 크게 반발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이다.
비KS제품은 공진청의 관할 밖이어서 단속의 구멍이 뚫릴수 밖에 없다.
해사세척업체들의 경우도 해사에 대한 KS란 없기때문에 이들을 단속하기란
쉽지않다.
염분농도 0.04%미만이란 기준도 KS규격레미콘에 사용되어야 하는 것이지
비KS레미콘에는 전혀 세척되지 않은 해사를 사용하더라도 아무런 제재를
가할수 없게되어 있다.
또 골재채취에도 건설부 각시도산림청 해운항만청등 여러 관청이
관련되다보니 어느 한곳도 제대로 지도감독하기 어려운 면도 많다.
S건설 Y부장은 "현실적으로 도저히 지키기 불가능한 KS사용의무를
규정해놓고 그나마 눈감아오던 당국이 문제가 표면화되자 업계만 탓하면
어떻게하란 말이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또 "사전에 충분한 건자재
수요예측과 공급방안을 마련하지 않다가 이제야 허둥대는 정부가 앞으로
얼마나 실효성있는 지도와 단속을 해나갈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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